고진영(28)이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파운더스컵을 세 개씩이나 챙기는 성과를 거뒀다.
고진영은 한국시간 15일 오전, 미국 뉴저지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펼쳐진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약 40억 2,600만 원, 우승상금 45만 달러=약 6억 원)에서 호주 교포 이민지와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고진영은 이미 이 대회에서 2019, 2021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바 있다.(2020년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 대회까지 3번째 우승이다. 이 대회에서 3승을 거둔 선수는 고진영이 유일하다. 고진영과 연장 승부를 펼친 이민지는 직전대회인 2022년 우승자이다.
연장승부를 펼친 고진영과 이민지가 거둔 4일간의 최종 스코어는 13언더파 275타였다. 같은 성적이지만 둘의 타수 흐름을 보면 이날 고진영이 왜 연장전에서 이겼는지 알 수 있다. 고진영은 연장 첫 라운드에서 이민지가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우승자로 확정됐다.
고진영은 나흘간 68-68-72-67타를 쳤다. 3라운드 때가 위기가 찾아왔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컨디션이 회복됐음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이민지는 68-69-67-71타를 쳤다. 3라운드 때 가장 좋았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둘의 기세가 교차되는 흐름은 최종라운드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대회 3승’과 ‘대회 2연패’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고진영은 17, 18번홀로 갈수록 상승 기류를 탄 반면, 이민지는 16번홀부터 실수에 가까운 경기력이 펼쳐졌다.
고진영은 17번홀 벙커 위기에서 그림 같은 샷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18번홀에서는 까다로운 4.5미터 내리막 퍼팅을 성공시키며 이민지와 공동 선두를 만들어 놓았다. 4타차 대역전극이 펼쳐질 발판이었다.
반면 이민지는 15번홀까지만 해도 두 타차 선두(이민지 -14, 고진영 -12)였지만 파4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고진영의 추격을 허용했다. 연장 첫 라운드에서도 어이없이 파 퍼트에 실패했다.
이날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냈지만, 이민지는 버디 4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이날 우승으로 고진영은 시즌 두 번째, LPGA 투어 통산 1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은 지난 3월의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었다.
고진영은 우승 이후 L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회에 참가한 임성재가 5타차 역전승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14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5타차 역전승을 일궈냈다.
고진영은 우승 상금 45만 달러를 받아, 통산 상금이 1,100만 달러(약 147억 3,500만 원) 고지를 넘어섰다. LPGA 투어에서 이 부문 톱 20위에 진입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