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PL) 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는 정말 단 한 걸음만 남았다.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2위 아스날은 홈에서 브라이튼에 발목을 잡히며 자멸했다.
맨시티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에버튼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PL 36라운드에서 에버튼을 3-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리그 11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85점(27승 4무 4패)으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엘링 홀란, 필 포든-훌리안 알바레스-리야드 마레즈, 일카이 귄도안-로드리, 마누엘 아칸지-아이메릭 라포르트-후벵 디아스-카일 워커, 에데르송이 선발 출전했다.
에버튼도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도미닉 칼버트르윈, 드와이트 맥닐-압둘라예 두쿠레-알렉스 이워비, 이드리사 게예-제임스 가너, 메이슨 홀게이트-제임스 타코우스키-예리 미나-네이선 패터슨, 조던 픽포드가 먼저 출격했다.
맨시티가 공을 지니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만들진 못했다. 깊게 내려앉은 에버튼의 수비가 촘촘했다. 맨시티가 좌우 측면을 활용해 두드리고, 에버튼이 전원 수비를 펼치는 양상이 계속됐다.
전반 27분 드디어 첫 슈팅이 나왔다. 맨시티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짧게 처리한 뒤 박스 안에서 대기하던 마레즈에게 밀어줬다. 그러나 그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높이 뜨고 말았다.
답답하던 흐름 속에서 귄도안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그는 전반 36분 마레즈가 올려준 크로스를 허벅지로 잡아놓은 뒤 골대를 등지고 절묘한 오른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귄도안의 클래스를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맨시티가 순식간에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38분 왼쪽에서 공을 따낸 귄도안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홀란이 엄청난 점프력을 자랑하며 머리로 마무리했다. 그의 리그 36호 골이었다.
맨시티가 3골 차로 달아났다. 후반 5분 아크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귄도안이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3-0을 만들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에버튼은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사용하며 만회골을 노려봤지만, 맨시티는 노련했다. 승기를 잡은 맨시티는 주중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을 대비해 템포를 천천히 조절했다. 결국 경기는 맨시티의 3-0 대승으로 끝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2골 1도움을 기록한 귄도안을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했다. 매체는 그에게 평점 9.2점을 부여했다. 귄도안 뒤로는 마레즈(8.2), 홀란(8.0), 라포르트(7.9)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 후 귄도안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첫 번째 골은 본능적이었다. 홀란이 중앙 수비수 두 명의 시선을 끈 게 큰 도움이 됐다. 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뛰어 들어갔고, 마레즈의 크로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은 달리고 있는 내 뒤로 왔지만, 터치하기에 좋게 왔다. 그리고 이어진 모든 것은 본능이었다. 그냥 골을 넣으려 했고, 잘 됐다"라고 첫 골 장면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저 우리 축구를 하려고 노력했다. 몇몇 상황에서 더 잘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골로 우리는 게임을 죽이고, 점유율 유지에 집중할 수 있었다. 힘들 줄 알았지만, 마지막 골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역시 "UCL 4강 2차전이 기다리고 있고, 에버튼은 브라이튼을 상대로 5골을 넣었다. 어려운 경기다. 그러나 우리는 전반 1분부터 게임을 손에 넣었다. 훌륭했다"라며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공간을 공격했다. 귄도안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정말 중요하다"라고 흡족해했다.
이어진 경기에서 아스날이 패하며 맨시티의 우승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아스날은 15일 잉글랜드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과 2022-2023시즌 PL 36라운드 일정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아스날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브리엘 제수스-부카요사카, 그라니트 자카-조르지뉴-마르틴 외데고르, 키어런 티어니-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야쿠프 키비오르-벤 화이트, 아론 램스데일이 먼저 출격했다.
브라이튼은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에반 퍼거슨, 훌리오 엔시소-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미토마 가오루, 빌리 길모어-파스칼 그로스, 페르비스 에스투피냔-리바이 콜윌-루이스 덩크-모이세스 카이세도, 제이슨 스틸이 선발로 출전했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던 아스날이지만, 오히려 원정팀 브라이튼이 경기를 주도했다. 아스날은 브라이튼의 강한 전방 압박과 날카로운 공격에 애를 먹었다. 게다가 전반 18분 마르티넬리가 부상으로 쓰러지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결국 그는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교체됐다.
아스날이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전반 24분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한 제수스가 직접 골문을 노려봤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0분에는 트로사르가 박스 안까지 밀고 들어오며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크로스바에 맞고 말았다.
브라이튼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5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에스투피냔이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엔시소가 마무리했다.
급해진 아스날은 후반 15분 자카와 조르지뉴를 빼고 토마스 파티, 리스 넬슨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줬다. 후반 31분에는 제수스, 외데고르를 불러들이고 에밀 스미스 로우와 에디 은케티아까지 넣었다. 브라이튼은 후반 36분 엔시소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 데니스 운다브를 투입했다.
추가골도 브라이튼의 몫이었다. 후반 41분 트로사르가 수비 지역에서 패스한다는 것이 그로스 몸에 맞고 뒤로 흘렀고, 이를 따낸 운다브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 에스투피냔이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3-0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아스날은 승점 81점(25승 6무 5패)에 머무르며 2위 자리를 지켰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맨시티(승점 85)와 격차는 4점이나 된다.
이제 맨시티가 단 1승만 추가하거나 혹은 아스날이 패배하는 순간 맨시티의 3연속 리그 우승이 확정된다. 통계 매체 '파이브 서티 에잇'은 맨시티의 우승 확률을 99% 이상으로 측정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은 경기 후 "전반은 매우 치열했다. 우리는 기회를 더 잘 살려야 했다. 후반 들어 우리는 매우 일찍 실점했고, 이후로는 브라이튼이 원하는 경기가 펼쳐졌다. 우리는 대응하려 했지만, 바보 같은 골을 내줬다. 0-2부터는 답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아스날 주장 외데고르도 사실상 우승 경쟁이 끝났다고 인정했다. 그는 패배 후 "승리해서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패배했다. 실망이 크다"라며 "솔직히 말해서 뒤집기 힘들 것이다. 맨시티가 질 것 같지 않다.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사실이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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