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LCK 11회 우승을 위해 달리고 달려, 정규시즌 1위로 LCK 스프링 결승까지 올랐지만 업셋을 당하면서 잡을 줄 알았던 우승컵을 놓쳤다. 꿈꿔왔던 정상의 자리를 밟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MSI서 다시 만난 젠지를 상대로 멋진 설욕 드라마를 보여준 '페이커' 이상혁은 '패배 후유증' 보다는 나은 '미래 방향성'을 언급했다.
T1은 13일 오후(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지 2라운드 젠지와 경기서 3-2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T1은 MSI 브래킷 스테이지 3라운드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게됐다. 패배한 젠지는 패자 브래킷으로 내려가 하위 2라운드에서 LCS 내전의 승자와 패자부활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 후 무대 인터뷰에 나선 이상혁은 "경기를 하다 보면 당연히 질 때도 있다. 패배했을 때도 원인을 잘 찾아서 수정해 나갔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2-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2-2 동점을 맞았던 위기의 순간을 떠올렸다.
젠지를 상대로 준비 과정을 묻자 그는 "서로를 잘 알고 있지만, 상대방에 대해 분석할 시간이 적은 상황에서는 우리의 플레이에 더 집중했다. 우리 플레이만 집중해서 준비하는데 더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T1은 지난 2019 MSI 4강전 G2전 이후 5전제 승부에서 '실버 스크랩스'만 울려퍼지면 패배의 쓴 잔을 마시고는 했다. 2021 롤드컵 담원과의 4강, 지난해 MSI 결승전과 롤드컵 결승에서도 5세트 승부에서 웃지 못했다.
T1은 풀세트 잔혹사를 끊기 위해 5세트에서 밴픽부터 치열한 수싸움을 시도했다. 크산테, 럼블, 그라가스까지 상체를 구성한 챔프들이 모두 스왑이 가능한 챔피언들로 젠지를 밴픽 단계부터 압박해 들어갔다.
이상혁은 "픽을 하면서 이미 어느 라인으로 사용할지 결정했었다. 스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은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서 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10주년을 지난 이상혁은 명실상부한 LOL e스포츠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지만, 그는 항상 '성장'과 '발전'을 염두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는 여전히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승부사였다.
"처음에 프로게이머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그동안 얼마만큼 많이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