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아시아 클럽선수권에선 미래 동력들의 성장이 가장 큰 목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5.14 11: 30

V-리그 통합우승 3연패로 역사상 두 번째로 ‘왕조’를 열어젖힌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36) 감독의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 참여 목적은 분명하다. 미래의 동력이 될 선수들의 성장이다. V-리그에 이어 아시아 제패도 이뤄내면 금상첨화겠지만, 첫 번째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대회 개막일인 14일을 하루 앞둔 13일 틸리카이넨은 대회 운영의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 우리 팀 주요 멤버 중 한선수, 김규민, 링컨에 정성민까지 4명이 로스터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 이는 우리 팀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이 대회에 나온 이유는 명확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과 기회, 성장의 발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코트 안에 들어가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지만 제게 더 중요한 것은 이 대회를 통해 우리 팀의 미래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의 일정은 매우 타이트하다. 14일부터 사흘 연속 조별예선을 치른 뒤 하루 쉬고, 또다시 순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틸리카이넨 역시 이러한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다. 등록된 14명 모두를 골고루 기용해야 한다. 그들 모두 자기 몫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선수의 빈자리는 베테랑 유광우와 2년차 신예인 정진혁이 나눠 맡게 된다. 과거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던 유광우의 경기력은 이미 검증됐지만, 고질병인 발목 때문에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 정진혁이 코트에 들어가 유광우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대한항공이 8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진혁은 한선수와 유광우 뒤에서 묵묵히 열심히 연습해온 세터다. 이번 대회가 정진혁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간 해왔던 훈련을 실전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세터라는 자리가 정말 어려운 포지션이다.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잘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유광우와 정진혁의 출전 시간 배분에 대해선 “각본은 써놨다. 다만 선수들의 몸 상태나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V-리그에서는 스타의 공인구로 경기를 펼치지만, 이번 대회는 국제대회인 만큼 국제대회 공인구인 미카사의 공인구로 경기하게 된다. 이는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과학적으로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이나 느낌으로 말하자면 미카사 볼은 스파이크 서브를 때렸을 때는 이점이 적다. 스파이크 서버에게는 독이 되고, 리시버들에게는 득이 된다. 반면 플로터 서브에는 흔들림이 더 커져서 서버들에게 도움이 되고, 리시버들이 받기 어렵다. 미카사 공인구의 특성을 잘 살리는 플레이는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리카이넨은 과거 6년 전 일본의 토요타 고세이(現 울프독스 나고야)를 맡으면서 아시아 대륙에서 지도자를 맡았다. 토요타에서의 데뷔전이 바로 6년 전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대회였다. 틸리카이넨은 “당시 열흘 동안 8경기를 치렀고, 결승까지 갔다. 이란팀에게 결승에서 패한 기억이 있다”라면서 “당시의 경험을 이번 대회에 녹여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리그에서 3년간 감독 생활을 했던 틸리카이넨은 8강 이상의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드미트리 무셜스키가 뛰는 선토리 선버즈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시즌 중에도 선토리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라면서 “일본 리그 감독 시절 무셜스키를 많이 상대해봤다. 그를 상대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술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는 알면서도 막기 힘든 선수긴 하다”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틸리카이넨은 끝으로 팬들에게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선수들과 함께 이 먼 곳까지 왔다. 교민들의 응원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인터넷 중계를 보며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응원을 많이 보내주길 부탁드린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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