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원조 '철기둥'이 김민재(27)의 나폴리 잔류를 바랐다. 김민재가 바이아웃(이적 허용) 조항 때문에 이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매거진'에 따르면 나폴리 전설이자 주장 출신인 주세페 브루스콜로티(72)는 이탈리아 '넷플릭스'와 '카날레 8'에서 방송된 '레전드-나폴리에서 만나요'에 출연, 김민재를 언급했다.
1986-1987시즌 나폴리 최초의 우승을 이끈 브루스콜로티는 이번 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에 대해 "아마 그는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다른 동기부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칭찬한 뒤 "김민재는 특출났다. 김민재가 잔류 의지를 가져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폴리는 지난 5일 세리에 A 33라운드 우디네세 원정에서 1-1로 비기며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를 거머쥐었다. 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룬 조기 우승이었다.
나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우승한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의 우승에 들뜬 분위기다. 지난 8일 피오렌티나와 가진 34라운드 홈경기 때 '가드 오브 아너'를 받은 나폴리는 홈구장인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구장에서 축제를 즐기기도 했다.
압도적인 리그 우승에 나폴리는 연일 축제 분위기지만 클럽 수뇌부는 핵심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김민재의 경우는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파리 생제르맹(PSG) 등 빅 클럽들이 줄을 섰다.
김민재는 오는 7월 1일부터 15일까지 5000만~6000만 유로(약 726억~872억 원)에 달하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경우 나폴리 구단의 입김 없이 이적을 논의할 수 있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 하지만 세리에 A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통해 보여준 기량 때문에 잉글랜드 클럽들에겐 오히려 헐값처럼 보여지고 있을 정도다.
이미 맨유가 바이아웃 금액 지불 의사를 드러낸 것은 물론 김민재에게 600만 유로(약 87억 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리에 A에서도 쉽게 감당하기 힘든 연봉이다. 더구나 이 제시액은 경쟁 구단들의 베팅에 의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나폴리의 손을 떠나 김민재의 이적 의지에 달린 셈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브루스콜로티가 김민재의 '잔류 의지'에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다. 브루스콜로티는 이번 시즌 처음 등장한 김민재를 향해 칭찬으로 일관했다. "한창시절 나와 같은 수비를 보는 것 같다", "김민재는 미래가 상당히 밝다", "경기를 읽을 줄 알고 효과적이며 신체적 특징까지 지녔다"고 칭찬했다.
마라도나에게 주장 자리를 넘겼던 브루스콜로티는 작년 10월 나폴리 팬들이 자신의 별명인 '철기둥(PAL E FIERR)'을 김민재에게 선사하자, 직접 "나는 그에게 감동했다"면서 "김민재를 나처럼 '철기둥'이라고 불러라"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