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와 전쟁은 달랐다. 교전 패배의 손해는 실속 있는 운영으로 만회할 수 있었고, 절묘한 시점마다 실수를 유발하는 클라우드 나인의 허술함에 도저히 질 수 없었다.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이 클라우드 나인을 셧아웃으로 요리했다.
빌리빌리 게이밍(BLG)은 11일 오후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 북미 1번 시드 클라우드 나인(C9)과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1세트부터 전통의 북미 잼이 터져버렸다. 분명 교전에서 C9이 크게 이득을 보면서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막상 글로벌골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잠시 뒤에는 BLG가 역전하는 기묘한 구도가 형성됐다.
'빈'의 나르가 성장하자 C9이 우위를 점했던 교전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BLG는 16분 교전에서 5-8 상황을 한타 한 번으로 7-8로 따라붙으면서 국면을 반전시켰다. 유리한 경기를 역전당한 C9은 '버서커'가 폭발적인 딜링으로 분전하면서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만들지만, '퍼지'의 케넨이 끊기면서 절호의 찬스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BLG는 여유있게 바론을 접수한 이후 여세를 몰아 C9의 본진 우물에 다이브하는 압도적인 화력 차이로 1세트를 정리했다.
2세트 역시 1세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C9이 BLG 챔프들을 제압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BLG는 오브젝트와 포탑 공략을 통해 글로벌 골드에서는 C9을 앞서가는 모양새가 나왔다. 결국 다급해진 C9이 바론 버스트에 나섰지만, BLG는 기막히게 이 상황을 스틸로 반전시켰다. 결국 바론 버프를 두른채 스노우볼을 극대화시킨 BLG는 1만 골드 차이의 대승으로 2세트까지 접수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C9은 3세트 라인 스왑까지 하면서 총력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앞선 1, 2세트의 재현이었다. 초반 교전을 통해 득점을 챙겼지만, 운영과 라인관리에서 BLG가 웃는 상황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20분이 지나자 양팀 사이의 힘의 차이에서 BLG가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C9는 교전을 통해 격차를 좁히려 했지만, BLG의 힘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한타 페이즈에서 조직적으로 싸우면서 쐐기를 박은 BLG는 C9 최후의 보루인 넥서스를 34분 공략하면서 경기를 매조지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