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역대급' 방한 러시다. 올여름 최대 7팀에 이르는 유럽 축구 클럽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과연 '제2의 토트넘 홋스퍼'가 될 주인공은 누구일까.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한국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초청팀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일정과 경기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팀은 K리그1 휴식기인 7월 마지막 주와 8월 초에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세계적인 강팀이다. 프리미어리그를 2020-2021시즌, 2021-2022시즌에 연달아 제패했고, 올 시즌에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케빈 더 브라위너, 엘링 홀란, 잭 그릴리쉬, 후벵 디아스 등 스타 플레이어도 즐비하다.
라리가 강호 아틀레티코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온다. 지난 2020-2021시즌에는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양강 구도를 깨며 리그를 제패하기도 했다. 이들은 올 시즌에도 앙투안 그리즈만, 로드리고 데 파울, 호세 히메네스, 얀 오블락 등을 앞세워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올여름 한국을 방문하는 유럽 구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황희찬이 뛰고 있는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오현규가 속한 셀틱, '세계적 명장'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하는 AS 로마도 7월 한국 땅을 밟는다. 이들은 '코리아 투어 2023'에 참가한다.
코리아 투어 2023를 주최하는 언터처블 스포츠 그룹(USG)과 스타디움 X 컨소시움에 따르면 울버햄튼과 셀틱이 7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 경기를 치른다. 사흘 뒤 29일에는 울버햄튼과 로마가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맞붙는다. 8월 1일에는 로마가 같은 장소에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만난다.
세 팀 모두 한국 방문은 처음인 만큼, 많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울버햄튼과 셀틱 경기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과 오현규의 최전방 대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이강인이 몸담고 있는 마요르카와 김민재의 나폴리도 한국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내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월 10일엔 K리그1 일정이 있으므로 주최 측에 일정 변경 등 다른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주최 측 관계자는 각종 사유로 인해 날짜 변경이나 한 경기만 치르는 방안은 계획에 없다고 밝혔기에, 방한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나폴리와 마요르카가 빠지게 되더라도 무려 5개나 되는 유럽 구단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축구 팬들에게는 역대급 여름인 셈이다. 평소 보기 어려운 전 세계 축구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만큼 한국 축구 시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울버햄튼과 셀틱, 나폴리, 마요르카 모두 한국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이들이 방한을 결정한 데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적 요소도 클 수밖에 없다. 국내 팬들로서는 유럽파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덕을 톡톡히 보는 것.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의 프리 시즌 투어가 흥행에 성공한 점도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시 토트넘은 K리그 올스타팀 '팀 K리그', 세비야와 한 차례씩 경기를 치렀고, 손흥민,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 결과 총 10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들며 두 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토트넘은 경기장에서만 손흥민 유니폼을 700장 이상 판매하며 쾌재를 불렀다. 당시 영국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선수단과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스태프까지 총 107명이 방한해 최고급 호텔에 머물렀다. 일주일간 머물며 큰돈을 썼지만, 그 돈이 미미하게 보일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라고 전했다.
이번에는 어떤 유럽 구단이 대박을 터트리며 제2의 토트넘이 될까. 한국 축구 시장이 뛰어난 선수를 유럽으로 배출함과 함께 점점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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