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이 홈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김병수 감독의 고민만 늘어가는 3골 차 대패를 당했다.
수원은 1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0-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김병수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그는 지난달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이병근 감독 후임으로 수원에 왔다. ‘소방수’로 투입됐지만, 전북에 홈에서 무기력하게 졌다.
김병수 감독은 지난 2021년 11월 강원을 떠난 후 약 1년 반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다. 이른바 ‘병수볼’로 불리는 특유의 전술 색채를 수원에 어떤 방식으로 입힐지 시선이 쏠렸다. 김병수 감독은 일단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수장을 바꾸며 새 출발을 알린 수원이 첫 경기에서부터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 이는 없을 것이다. 김병수 감독부터 선수단 내에 편안한 분위기가 먼저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경기력은 뒷받침 돼야 한다. 하지만 이날 수원은 전반 1분도 채 안 돼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부진한 성적 속 새로운 감독이 온 상황 속에서도 긴장감 없는 플레이를 한 것이다.
전반 21초 만에 수원은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가장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초반 5분을 잘 지키지 못한 셈이다. 후방 롱패스를 건네받은 전북 문선민은 장호익의 수비를 따돌리고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가 유독 안 풀렸다. 수원에 악재가 닥쳤다. 전반 34분 바사니가 부상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급하게 손호준이 투입됐다.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수원은 결국 와르르 무너졌다. 추가골, 그리고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거친 반칙으로 불투이스가 퇴장당하는 상황도 나왔다.
전반 40분 수원 측면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2번째 실점 시발점이었다. 문선민이 수원의 왼쪽 측면을 벗겨낸 뒤 문전으로 공을 올렸고, 하파 실바가 헤더로 공을 떨궜다. 이를 백승호가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다. 수원의 골망이 또 한 번 흔들린 순간이었다.
전반을 0-2로 끌려간 채 마친 수원은 후반에 완전히 무너졌다.
갈길 바쁜 수원은 후반 19분 수비수 불투이스를 경고 누적 퇴장으로 잃었다. 불투이스는 하파 실바의 발등을 밟는 아찔한 행동으로 옐로카드를 받았고,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불투이스의 반칙으로 파생된 프리킥 위기에서 수원은 쐐기골을 내줬다. 키커 백승호에게 골을 헌납했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 첫 경기에서 무기력한 무득점 3골 차 패배를 당했다. 지난 5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겨 11경기 만에 겨우 시즌 첫 승리를 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 수원을 살펴보면 한 풀 꺾이면 어두운 분위기가 오래가곤 했다. 반등을 알리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김병수 감독의 투입도 뾰족한 수가 되지 못할 수 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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