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53)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선수단을 향해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병수 제8대 수원 감독은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위기의 수원을 맡게 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그는 당장 눈앞에 있는 위기를 타파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과제는 분명하다. 바로 생존이다. 만족할 수 있는 공격적인 축구·주도적인 축구를 떠나서 일단 효율적으로 승점을 쌓아야만,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수모를 피할 수 있다.
수원은 1라운드 로빈을 마친 현재 1승 2무 8패, 승점 5점으로 순위표 최하위까지 처져 있다. 11위 강원(승점 10)과 격차는 5점이나 된다. 지난 5일 인천전에서 기다리던 첫 승을 따내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선 김병수 감독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큰 변화는 없겠지만, 스타일은 바꿀 수 없다. 선수들이 공을 갖고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고 가는 방법을 찾는 것뿐이다. 결과에만 집중하면 더 조급해진다. 선수들이 부담감 없이 뛸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병수 감독은 "특별히 잔소리하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한두 가지 얘기는 했다"라며 선수단과 상견례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첫 번째로 전한 말은 바로 '해야 할 일을 해라'였다. 김병수 감독은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자고 했다"라고 전했다. 성적 부진으로 흔들리고 있는 팀을 다잡기 위해서는 모두가 정신 차려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더 의미심장하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줬다고 말했다.
"내분이 발생하면 세 가지 부류가 있다. 반대하는 세력, 중간 세력, 적극적으로 따르는 세력이 있기 마련인데 본인들이 선택하는 쪽이 본인의 수준이 될 것이다. 여러분들의 선택은 어떨지 궁금하다."
사실상 경고 아닌 경고다. 김병수 감독이 만들어 나갈 변화를 따라오지 않는다면 뒤처지고, 적극적으로 따라온다면 자기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그의 자신감마저 묻어나는 메시지다.
이제 선택은 수원 선수들에게 달렸다. 과연 수원은 "중요한 것은 이기든 지든 함께 뭉치는 것"이란 김병수 감독의 말대로 '원팀'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수원이 보여줄 응집력에 생존 여부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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