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이 또다시 인종차별 행위에 노출됐다. 이를 본 인권단체도 분노를 참지 못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일(이하 한국시간) "불명예스럽게도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한 번이 아니다"라며 "축구 인권단체 '킥 잇 아웃'도 성명을 발표하며 분노했다. 그들은 현재 정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전했다. 왼쪽 미드필더로서 피치를 부지런히 누비던 그는 후반 44분 아르나우트 단주마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손흥민은 팰리스 팬들이 있는 원정석 앞을 지나 걸어 나왔다. 홈 팬들은 그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지만, 패배를 직면한 팰리스 팬들은 그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으나 한 몰지각한 팬은 손흥민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눈을 찢었다. 명백한 동양인 비하이자 인종차별 행위였다. 데일리 메일은 "한 팬은 눈을 옆으로 잡아당기면서 손흥민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또 카메라로 그를 찍으면서 마치 관광객을 조롱하는 듯한 행동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인종차별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첼시전에서도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고, 지난 2월 웨스트햄전 이후에도 소셜 미디어에서 인종차별 메시지를 받았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스카이 스포츠' 해설가 마틴 타일러가 손흥민을 향해 "무술(Martial arts)을 한다"라는 발언까지 내뱉었다. 당시 눈 찢는 제스처를 취한 첼시 팬은 3년간 경기장 출입이 금지됐지만, 다른 이들에게 교훈을 주기에는 모자랐던 모양이다.
토트넘과 팰리스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팰리스와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경찰,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과 협력해 수사하고 있으며 개인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고, 팰리스 역시 "경찰에 증거자료를 공유했다. 신원이 확인되면 클럽 출입 금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킥 잇 아웃도 비슷한 성명을 내놨다. 이들은 "손흥민이 또 인종차별적 학대의 표적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소름이 끼친다. 그가 이런 혐오스러운 차별을 감수하도록 강요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교체되는) 선수들이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장을 떠나게 하는 정책이 그들을 인종차별에 노출될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킥 잇 아웃은 "우리는 구단과 경찰이 이번 사건에 신속히 대응한 것을 칭찬한다. 또 가해자들은 클럽 출입 금지형을 받아야 한다는 팰리스의 입장을 공유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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