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남은 순간에도 볼 찾은 한 손’ 마지막까지 선수 본분에 충실했던 양희종 [이대선의 모멘트]
OSEN 이대선 기자
발행 2023.05.08 07: 39

코트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양희종의 한 손은 볼을 찾았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서울 SK를 100-97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양희종의 마지막 경기였다.

양희종은 5차전 허일영과의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7차전을 앞둔 김상식 감독은 “양희종이 오른쪽 팔도 들 수 없는 상태다.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힘이 돼 엔트리에 넣었다. 기회를 봐서 마지막 경기 코트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벤치에서 동료들과 호흡한 양희종
양희종은 벤치에서 경기 내내 선수들과 호흡했다.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엄지를 연신 들어 올리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반칙 휘슬에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초조한 시선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연장전을 지켜봤다.
경기가 초접전으로 흘러가면서 양희종이 코트를 밟을 기회는 없어 보였다.
연장전 막판 KGC가 100-97로 리드한 채 3초가 남았다. 비디오판독 끝에 KGC의 공격권이 선언되자 김상식 감독은 양희종을 교체 투입했다. 오른쪽 어깨에 깁스를 푼 양희종은 코트를 밟았다.
오세근은 선수로서 마지막 코트를 밟는 양희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마지막 3초 위해 깁스 푸는 양희종
팬들의 함성 받으며 교체
오세근과 뜨거운 포옹 나누는 양희종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우렁찬 응원과 함께 포지션에 위치했다.
마지막 3초.
양희종은 볼을 잡은 동료를 향해 손을 들어 패스를 유도했다. 볼은 우승을 알리는 버저 소리와 함께 양희종을 향해 높게 날아왔다. 코트에서 마지막 순간 양희종은 자신을 향해 날아온 마지막 패스를 바라봤다.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 본분에 충실했다.
‘마지막 경기는 꼭 뛰고 싶었다’는 양희종. 마지막 바람을 이룬 KGC의 레전드는 팬들 앞에서 뜨거운 눈물과 함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sunday@osen.co.kr
3초 남은 상황에서도 볼 찾는 양희종의 한 손
높이 올라간 볼 바라보는 양희종 '짧은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양희종 '이젠 미련없이 떠납니다'
뜨거운 눈물 쏟으며 떠나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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