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리더십'으로 무장한 김상식 안양 KGC 감독이 챔피언에 등극하며 트로피 3개를 손에 넣었다. 감독 커리어상 첫 플레이오프(PO) 우승이다.
안양 KGC는 7일 오후 6시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대망의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서울 SK를 100-97로 꺾었다.
이로써 KGC는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완벽한 마무리다. KBL 역사상 6번째로 7차전까지 이어진 대장정은 KGC의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역대급 명승부였다. KGC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SK에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과 3차전을 연달아 잡아내며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3차전에서는 13점 차로 끌려가다가 후반 들어 맹반격을 펼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백미는 역시 지난 6차전이었다. KGC는 4, 5차전을 연이어 패한 데 이어 6차전에서도 3쿼터 종료 2분을 남겨두고 52-67로 크게 뒤졌다. 위기의 순간 김상식 감독은 대릴 먼로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100% 적중했다. KGC는 4쿼터에만 30점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써내렸다.
마지막 7차전에서도 KGC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KGC는 경기 2분여를 남기고 87-91로 역전당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오마리 스펠맨의 결정적인 덩크슛과 블록슛에 힘입어 91-91 동점을 만들었다.
KGC는 연장전에서도 최부경에게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으나 변준형의 3점포와 렌즈 아반도의 속공, 스펠맨의 귀중한 리바운드 후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KGC는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끝에 SK를 물리치고 왕좌에 오르며 지난 시즌 챔프전 패배를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김상식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KBL로 돌아오자마자 지난 3월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챔피언스 위크에서 SK를 꺾고 우승했고, 정규리그에서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트로피를 가져왔다. 정규리그 감독상은 당연히 김상식 감독의 몫이었다.
여기에 김상식 감독은 감독 생활에서 첫 플레이오프(PO) 우승까지 일궈내며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그는 7개월 만에 트로피 3개와 감독상을 거머쥐게 됐다.
김상식 감독의 이른바 따뜻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그는 언제나 경기장 위에서 선수들을 질책하기보다는 격려하는 데 집중했고, 인자함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7차전을 앞두고 마지막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을 떠올리리라고 격려했다며 "앞으로도 지금 같은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 연습할 때는 혼내지만, 시합 때는 칭찬을 많이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선수단을 믿기도, 때로는 과감한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시리즈 내내 상대의 변칙 전술에 대응하기보다는 선수들이 가진 힘을 믿는다며 줄곧 잘해왔던 'KGC 농구'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벼랑 끝에 몰린 6차전 4쿼터에서는 역대급 '게임 체인저' 먼로를 투입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KGC의 이번 우승을 만들어 낸 가장 중요한 결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상식 감독은 7차전에서도 1쿼터부터 오마리 스펠맨을 빼고 먼로를 투입하는 등 과감한 용병술을 선보였다. KGC 식스맨들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믿음에 부응했다. 시리즈 초반 주춤했던 변준형도 16점 6어시스트로 제 몫을 해냈다. 결국 김상식 감독표 리더십은 결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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