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담배 아냐?" 조롱받던 김민재, 나폴리 역사 장식..."골문 앞 자물쇠" 극찬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5.07 00: 20

조롱이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김민재(27)가 나폴리에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선물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나폴리는 5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2022-2023 세리에 A 33라운드에서 우디네세와 1-1로 비기며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1986-1987시즌 이후 33년 만의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 획득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김민재의 공이 컸다. 그는 지난해 여름 팀에 합류하자마자 유럽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나폴리가 치른 리그 33경기 중 32경기를 소화하며 2골 2도움을 기록, 리그 최소 실점(23실점)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우디네세전에서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특히 그는 몇 차례나 중앙선 넘어서까지 전진하며 공격 가담 능력도 보여줬다. 우디네세 홈이었지만, 경기장에는 "KIM! KIM! KIM!"을 외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 여름 김민재가 받았던 조롱, 비판과는 180° 다른 반응이었다. 당시 나폴리 팬들은 김민재 영입 소식이 들려오자, 담배 브랜드 'KIM'을 이용해 "KIM, 세 갑에 10유로(약 1만 4000원)"이라며 분노했다. 칼리두 쿨리발리 대체자로 중국과 튀르키예에서 뛰던 김민재를 택한 결정을 거세게 비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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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팬들의 비판을 잠재웠다. 그는 순식간에 세리에 A를 넘어 유럽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하며 나폴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됐다. 그가 있었기에 나폴리의 우승이 가능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탈리아 '팬 페이지' 역시 김민재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매체는 우승 확정 후 "김민재는 첼시로 떠난 쿨리발리의 기억을 지워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라며 그에게 평점 9점을 매겼다.
이어 매체는 "팬들은 김민재가 도착했을 때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을 맹렬히 비판했고, 그의 이름을 담배 브랜드와 연결 지어 조롱했다"라며 "김민재는 강렬함, 경쟁심, 그리고 역동성 측면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써 모든 비판을 없앴다. 그는 골문 앞 자물쇠"라고 극찬했다.
한편 김민재는 우승 후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경기가 새벽에 있어서 보기 어려우셨을 텐데 항상 응원해 주셔서 또 한 번 감사하다. 이 영광을 한국에 있는 팬분들께도 전해드리고 싶다"라며 "한국인으로서 이탈리아 리그에서 우승하고, 한국을 또 알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기쁨, 영광, 행복 다 여러분이 응원해 주신 덕"이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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