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우승의 한을 푼 나폴리가 이제 선수 지키기에 돌입한다. 김민재 역시 나폴리가 지키고 싶어하는 선수다.
이탈리아 '일 나폴리스타'는 5일(한국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를 인용,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 구단에서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빼내기는 힘들어졌다. 하지만 김민재는 떠날 수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나폴리는 이날 우디네세와 2022-2023 세리에 A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조기 우승에 필요한 승점을 모두 채웠다. 나폴리는 승점 80(25승 5무 3패)을 획득,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를 확보했다.
나폴리는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 1989-90시즌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33년 만에 거둔 감격스런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 매체는 "우승 축하행사가 끝나면 타이틀 방어를 위해 이번 여름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선수들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폴리가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 압도적인 기량을 보인 나폴리가 앞으로 몇 년 동안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왕조시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축 선수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돈다발을 손에 든 빅 클럽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나폴리도 좀처럼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 봤다.
리그 득점왕이 유력한 오시멘을 비롯해 마라도나의 부활로도 평가 받은 크바라츠헬리아, '괴물 철기둥' 김민재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 매체도 "이번 우승으로 나폴리 선수들의 가치가 상승했다. 오시멘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젊은 재능 중 한 명인 크바라츠헬리아, 현재 최고 센터백 중 한 명인 김민재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경기 후 밝힌 선언은 나폴리가 선수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믿게 만들고 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우리가 해냈다. 그러나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건 시작점이다. 다음 목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이라고 강조, 분명한 지향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이적 시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협상가 중 한 명이다. 주축 선수들을 과감하게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일단 지키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절대 팔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 매체도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만 선수들을 팔았다"고 강조했다.
나폴리는 선수들의 이미지 권리와 연봉에 다소 박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선수 에이전트들이 힘들어하는 협상가 중 한 명이다. 계약 때문에 나폴리를 탈출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바이에른 뮌헨이 노리고 있는 오시멘의 경우도 몸값을 1억 3000만 파운드(약 2173억 원)까지 책정해 빅 클럽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이 매체는 "이번 여름 떠날 수 있는 선수는 김민재 뿐이다. 다른 선수들은 수요가 없거나 터무니 없는 호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2025년까지 계약했다. 하지만 바이아웃(이적 허용) 조항이 있다. 7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시적인 기간에만 발동되지만 4500만~7000만 유로(약 659억~1024억 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 바이아웃 금액을 기꺼이 내겠다는 구단이 줄을 선 상황이다.
김민재는 맨유를 비롯해 맨시티, 리버풀, 토트넘, 뉴캐슬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 빅클럽의 집중 타깃이 된 상태다. 바이아웃 금액만 만족하면 나폴리 구단의 눈치를 볼 것 없이 김민재 스스로 클럽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데 라우렌티스 회장도 김민재가 원할 경우 이적을 막을 수 없다. 과연 세리에 A 첫 시즌에 우승에 성공한 김민재의 이번 여름 행보가 더욱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