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 A를 제패하며 역사를 썼다. 그 중심에는 '푸른 철기둥' 김민재(27)가 있었다.
SSC 나폴리는 5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 다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 A 33라운드에서 우디네세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나폴리는 승점 80점(25승 5무 3패)을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무려 33년 만의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을 의미하는 방패 문양) 획득이다. 나폴리는 1989-1990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90시즌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나폴리는 전반 13분 산디 로브리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다시 한번 우승 퍼레이드가 미뤄지나 싶었지만, 에이스 오시멘이 후반 7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나폴리는 승점 1점을 추가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승 축포를 터트렸다.
김민재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어김없이 선발 출격한 그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로 나폴리 뒷문을 지켰다. 특히 몇 차례나 중앙선 넘어서까지 전진하며 공격 가담 능력도 보여줬다. 우디네세 홈이었지만, 경기장에는 "KIM"을 외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폴리의 이번 우승은 김민재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팀에 합류하자마자 유럽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하며 나폴리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나폴리가 치른 리그 33경기 중 32경기를 소화하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 출신 안드레아 도세나 역시 스쿠데토의 상징으로 김민재를 뽑으며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하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어 보였다"라며 김민재의 활약을 높이 샀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에게도 뜻깊은 우승이다. 그는 중국 무대(베이징 궈안)와 튀르키예 무대(페네르바체)를 거쳐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정상에 올랐다. 김민재는 2010-2011시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 시절이던 2018-2019시즌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후 유럽 5대 리그를 제패한 3번째 한국인이 됐다.
특히 세리에 A 우승을 일궈낸 한국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안정환과 이승우가 각각 페루자, 엘라스 베로나에서 활약한 바 있지만, 트로피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민재가 이번 우승으로 '한국인 최초 세리에 A 제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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