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논란 장본인' 정몽규 KFA 회장 "사퇴 고려했지만... 협회 안정→축구 위한 길이라 판단"[오!쎈 현장]

'승부조작 가담자 포함 사면 의결 후 철회' 논란이 일자 정몽규(KFA) 회장이 사퇴까지 고려했었다. 그러나 남은 임기를 마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KFA는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을 공개했다. 김정배 전 문체부 차관(상근), 한준희 축구해설가, 장외룡 전 충칭 감독, 원영신 전 여성체육학회장, 하석주 전 국가대표, 최영일 전 국가대표, 이석재 경기도 축구협회장 등으로 부회장단이 꾸려졌다. 이들 포함 총 25명의 새 집행부로 KFA는 새판을 짰다.

기존 이사진은 지난달 4일 KFA가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의 ‘기습 사면’을 발표했다가 철회한 데 따른 책임을 지기 위해 직함을 모두 내려놓았다. 

KFA는 3월 28일 단행한 축구인 사면 조치와 관련해 반발 여론이 극대화되자 3일 만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재심의, 사면 조치를 철회했다. 정몽규 회장이 사과문을 낭독하며 고개숙였다. 사면 대상자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도 함께 진행됐다. 그는 사퇴까지 고려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여간 KFA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한 징계 축구인에 대한 사면은 그 취지가 어떻든 간에 옳지 못한 결정이었다"고 잘못을 돌아봤다.

또 "비록 조치가 곧바로 철회되었다고는 하지만, 축구계 종사자들은 물론,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큰 실망을 드렸기에 면목이 없다.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여러 의견도 듣고, 그 결정이 미칠 파급 효과 등을 깊이 살펴봤어야 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 저를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4월초 부회장과 분과위원장 등 이사진 전원이 사퇴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나 "임기가 1년 8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협회를 안정시키고,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진정으로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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