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마리 스펠맨(26, KGC)과 변준형(27, KGC)이 살아나야 한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홈팀 서울 SK에게 91-100으로 패했다. 2승 2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은 3일 잠실에서 5차전을 이어간다.
정규리그 MVP와 외국선수상 후보였던 변준형과 스펠맨은 챔프전에서 기대이하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 두 선수는 SK 원투펀치 김선형, 자밀 워니를 지나치게 의식해 경기 안에서도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스펠맨은 4강전이 끝난 뒤 뱃살이 찐 모습으로 나타나 자기관리에 소홀한 모습이다. 시리즈 내내 스펠맨은 워니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 워니에게 득점을 준 뒤 곧바로 자신의 슛을 고집한다. 덩크슛을 성공시켜 사기를 확 끌어올리기도 하고, 슛이 실패하면 기가 확 죽는 모습이다. 워니에 대한 수비 집중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1차전 24점을 넣은 스펠맨은 2차전 13점, 3차전 16점, 4차전 9점으로 갈수록 득점과 출전시간이 줄고 있다. 상대적으로 먼로가 잘하기 때문에 스펠맨에게 중요한 순간을 맡길 수 없는 셈이다.
3년 연속 챔프전에서 뛰고 있는 변준형도 마찬가지다. 변준형만큼 어린 나이에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도 없다. 변준형은 이재도를 도와 식스맨으로 나왔던 2021년 챔프전에서 더 잘했다. 그는 23분 39초를 뛰면서 11.8점, 야투율 60%, 3점슛 39.9%로 효율이 좋았다.
하지만 본인이 처음 주역을 맡은 지난해 챔프전에서 변준형은 7.8점, 야투율 36.8%로 부진했다. 올해 챔프전에서 변준형은 10.3점, 야투율 31.9%로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
KGC는 3차전 초반 5-18로 끌려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때 난관을 헤쳐간 선수는 교체로 들어간 대릴 먼로와 박지훈이었다. 오세근도 외곽까지 나와 컷인을 해주면서 직접 돌파구를 열었다.
SK는 4차전 1쿼터에서도 기습적인 3-2 드롭존 수비를 펼쳐 KGC를 당황시켰다. KGC가 실책을 연발했다. 이번에도 김상식 감독은 스펠맨과 변준형을 빼고 먼로와 박지훈을 넣었다. 빅맨이면서 패스가 좋은 먼로가 스펠맨보다 안정감이 뛰어났다. 변준형이 운동능력은 뛰어나지만 승부처에서 머뭇거리는 경향이 심하다. 결단력과 과감성에서 박지훈이 낫다.
김상식 KGC 감독은 “변준형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심하다 보니 부진한 것 같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했다. 최대한 잔소리를 안 하려고 한다”며 제자를 격려했다.
먼로와 박지훈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KGC는 SK에 밀렸을 것이다. 그나마 시리즈를 팽팽하게 끌고 온 힘은 오세근의 꾸준함에서 나왔다. 오세근은 시리즈평균 20.5점, 10.8리바운드, 야투율 61.8%로 회춘했다. KGC가 우승한다면 챔프전 MVP는 무조건 오세근에게 돌아갈 기세다.
5차전은 시리즈의 분수령이다. KGC의 우승을 위해 스펠맨과 변준형의 분발이 필요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