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KING IN' 이강인(22, 마요르카)이 한국 축구 역사를 또 새로 썼다. 그는 왼발로 리그 6호 골을 터트리며 한국인 최초로 라리가 공격 포인트 10개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요르카는 2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라리가 32라운드에서 아틀레틱 빌바오와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마요르카(승점 41)는 11위가 됐다.
마요르카는 5-3-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아마스 은디아예-베다트 무리키, 이강인-이니고 루이스 데갈라레타-마누 모를라네스, 자우메 코스타-호세 코페테-안토니오 라이요-마르틴 발리옌트-파블로 마페오, 프레드라그 라이코비치가 먼저 출전했다.
다시 선발로 돌아온 이강인이 펄펄 날았다. 그는 0-0으로 맞서고 있던 후반 왼발로 12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리그 6호 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그는 리그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라리가에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이강인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그는 전반 8분 좋은 탈압박과 빠른 질주로 수비 네 명을 따돌리며 경기장 중앙 지역을 돌파했다. 결국 빌바오 수비는 파울로 이강인을 막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전반에만 반칙을 세 차례 얻어냈다.
마요르카가 전반전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코너킥을 마페오가 머리로 공을 떨궈줬다. 무리키가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으나 발에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이어진 발리옌트의 슈팅은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마요르카는 후반 들어 주도권을 내줬지만, 이강인이 해결사로 떠올랐다. 그는 후반 12분 박스 왼쪽에서 무리키가 뒤로 내준 공을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지난 헤타페전 한국인 첫 라리가 멀티골에 이은 홈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39분 안토니오 산체스와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홈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럼에도 마요르카는 마지막 순간 웃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이냐키 윌리엄스에게 극장 동점골을 내줬다. 결국 마요르카는 최후의 1분을 버티지 못하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경기 최우수 선수는 단연 이강인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과 '후스코어드닷컴'은 그에게 각각 평점 8.2점과 8.4점을 매기며 양 팀 선수를 모투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이날 이강인은 약 84분 동안 1골, 드리블 성공률 100%(6/6), 공 소유권 회복 7회, 지상 경합 승률 73%(11/15)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펄펄 날았다. 라리가 역시 이강인을 KOTM(KING OF THE MATCH)으로 선정했다.
이제 올 시즌 라리가에서 이강인보다 드리블을 많이 성공한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풋볼 탤런트 스카우트'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드리블을 69차례나 성공했다. 그의 위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103회)와 사무엘 추쿠에제(비야레알, 74회)밖에 없다.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도 이강인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는 경기 후 "나는 선수 한 명을 강조하거나 콕 집어 칭찬하기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강인은 마요르카에 온 이후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매주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에게 매우 만족한다. 경기 방식상 에너지가 떨어질 때도 있지만, 그를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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