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광연이야."
강원 FC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전북현대모터스 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무실점 승리를 거둔 강원, 이 경기 강원의 골문은 이광연(24)이 지켰다. 선발로 출전해 전북의 위협적인 슈팅을 모두 막아낸 이광연은 2023시즌 자신의 3번째 경기를 클린시트로 마쳤다.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준우승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수문장 이광연은 2022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부상 회복과 재활로 보냈다. 모든 치료를 마친 이광연은 2023시즌 출격 준비를 마쳤다.
지난 23일 광주FC와 맞대결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출전한 이광연에게 해당 경기는 남다른 경기였다. 약 1년 만에 출전해 골문을 지킨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으며 강원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기세를 올린 강원은 26일 FC서울에 3-2로 승리했으며 이후 29일 전북현대 원정에서도 1-0으로 승리, 리그 2연승에 성공했다.
1일 OSEN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이광연은 "최근 경기에 나서며 자신감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 상태"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전 경합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이에 관해 "의무팀 선생님들께서 잘 봐주고 계신다. 덕분에 금방금방 회복하고 있으며 다음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다음은 이광연과 일문일답.
-경기 종료 후 전북현대 홈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장면이 화제가 됐다.
전북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우리 강원은 어떻게든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 내내 전북에 밀렸기에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골킥을 조금 늦게 처리했는데 이때 전북 팬분들께서 야유도 하시고 빠르게 처리하라고 말도 하셨다.
우리 팀의 상황도 있기에 죄송하다고 손짓으로 말씀드렸다. 경기는 우리가 이겼지만, 앞서 골킥 상황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이긴 건 좋지만, 그 상황은 너무 죄송했다.
보통 상대 팀 서포터분들은 이런 상황에서 골키퍼에게 욕설도 섞어가며 거칠게 말씀하신다. 하지만 전북 팬분들은 좋은 말로 말씀하셔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전북 팬분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렸다. 예의를 갖췄다
-1년 만에 연달아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긴 공백 끝에 돌아왔다. 최용수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분들, 팀 내 선배들께서도 응원해 주시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에게 강하게 동기부여 했다고 밝혔다. 이광연 선수에게 따로 한 말은.
감독님께서 제가 경기에 나설 때면 항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지난 8라운드 광주전에서는 제가 긴장하자 한 마디로 저를 깨워 주셨다. "너 이광연이야" 이 한마디에 번쩍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제가 신장이 큰 골키퍼가 아니다. 그런데 서울전에서도 감독님께서 "무서울 게 뭐가 있냐"라며 자신감을 주셨다.
-지난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다. 4년이 지났다.
좋은 추억이다.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현재가 중요하다. 지금 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는다. 현재 팀에 집중하며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이 된다. 욕심 나지 않는지.
처음에 대회가 연기됐다고 했을 땐 욕심이 났다. 하지만 저는 1년 동안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우선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한다. 성과를 보여줘야 갈 수 있는 곳이 대표팀이다. 욕심은 있지만, 이런 욕심이 앞설 때마다 해가 되더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하다 보면 운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지금 팀에 집중해야 한다.
-A 대표팀 욕심도 있을 것 같다.
A대표팀은 모든 선수라면 늘 꿈꾸는 곳이다. 지금은 꿈만 가지고 있다. 대표팀보다는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소속팀 경기를 위해 긴장감을 유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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