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성적은 밑바닥 운영탓'
안방에서도 시즌 첫승을 놓친 수원삼성이다. 팬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수원은 30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맞대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대구는 3승4무3패, 승점 13을 기록하며 한 경기 덜 치른 수원FC(승점 12)를 끌어내리고 일단 7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수원은 무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개막 후 2무 8패, 승점 2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최하위(12위)에 머물렀다.
최성용 대행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3경기에서 수원은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수원은 지난 17일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고 최 대행 체제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좋지 못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22일 원정 FC서울전 1-3 패, 25일 원정 포항전 0-1로 진 데 이어 이번엔 홈에서도 대구에 무릎을 꿇었다.
‘회심의 카드’도 전혀 먹히질 않았다. 수원은 플레잉 코치로 수원에 몸담고 있는 염기훈을 깜짝 선발로 기용했다. 그의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최 대행은 경기 전 "동계훈련 때부터 (염)기훈이가 훈련에서 빠진 적이 없다. 충분한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좋은 컨디션으로 보여 홈경기에 기용하기로 했다. 또 (김)보경이는 많은 경기 뛰었기에 이번엔 기훈이한테 맡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염기훈은 측면에서 공격 활로를 만들긴 했으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냉정히 그의 번뜩임은 전반전에 국한돼 있었다. ‘왼발의 마법사’인 그는 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예상 밖 오른발 슈팅을 날리기도 했으나 골과 연이 닿지 않았다.
수원의 시즌 첫승은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대구는 수원의 ‘첫승’ 제물이 되는가 했다. 대구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세징야가 햄스트링으로 이탈하면서 ‘홈’ 수원의 승리에 무게가 기울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시원하게 틀렸다. 노련하게 수비라인을 운영하고 큰 키의 에드가의 장점을 잘 살린 대구가 승리의 주인공이었다.
수원이 승리했다면 분노하고 있는 수원 팬들의 마음을 조금은 돌릴 수 있었다.
이날 수원 응원석엔 ‘밑바닥 성적은 밑바닥 운영탓’,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한다’, ‘지지자는 소통을 원한다’는 걸개가 나부꼈다. 수원의 부진엔 구단 운영진의 무능도 작용하고 있단 팬들의 분노가 녹아져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은 승리가 절실했지만, 통한의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