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것을 결정 지은 한 방이었다. 파5 15번홀 그린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던 이다연(26, 메디힐)이 3.9미터 버디 퍼트를 거침없이 성공시켰다.
다음 순서는 그때까지 10언더파로 이다연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던 루키 방신실(19, KB금융그룹)이었다.
3.8미터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시도했는데 공은 홀컵을 1.5미터나 지나쳐 멈췄다. 최소한 파로 세이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의 최종라운드 15번홀은 루키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1.5미터 파 퍼트마저 홀컵을 외면했고, 순식간에 둘 사이엔 두 타의 틈이 벌어졌다.
너무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승기를 부여잡은 이다연은 파4 16번, 파3 17번홀에서 내리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메이저 사냥꾼’ 이다연이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확약하는 순간이었다. 개인 통산 7승째를 올린 이다연은 그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이다연이 2019년 한국여자오픈, 2021년 한화클래식에 이어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2억 3,400만 원) 우승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70야드)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은 KLPGA 투어 2023시즌 여섯 번째 대회이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다.
이다연은 나흘 내내 고른 성적을 보였지만, 뒤로 갈수록 성적이 더 좋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기에 딱 좋은 흐름이었다.
대회 첫 라운드를 70타로 시작한 이다연은 이후 68-69-68타를 적어내며 착실하게 우승 사냥에 나섰다. 최종 성적은 13언더파 275타였다.
이다연의 뒤를 이어 손예빈과 박결이 9언더파로 공동 2위를, 이소영 방신실이 8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다연은 지난 해 팔목 인대 수술을 한 바람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일곱 번째 우승을 하고도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다연은 우승 후 대회를 중계한 SBS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수술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재활을 하는 동안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