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졌다."
강원 FC는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전북현대와 맞대결을 펼쳐 1-0으로 승리했다.
팽팽했던 경기다. 두 팀은 쉽사리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강원의 결승골은 후반전 추가시간에야 터졌다. 주인공은 양현준이다.
경기 종료 후 최용수(52) 강원 감독은 "상대 팀이 힘든 시기다. 좋은 팀을 만났다. 우리 팀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노렸다. 선수들이 상당히 마지막까지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졌다. 마지막에 (양)현준이가 기가 막힌 골을 넣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수비적인 축구를 했지만,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경기는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다. 멀리 강원도에서 함께 와주신 팬분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FC 서울에 이어 전북까지 잡아낸 강원이다. 이에 최 감독은 "제가 몸 담았던 서울에서 전북, 수원삼성 등과 피말리는 경쟁을 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이번 경기 우리가 객관적으로 열세라는 점은 여지 없이 드러났다. 이런 팀과 만나면 다른 경기와 다르다. 더 심장이 뛰고 피가 끓는다. 선수들에게 더 자극적인 동기부여 줬다"라고 밝혔다.
'자극적인 동기부여' 방법을 묻자 "지난 8경기는 선수들과 저에게 모두 어려운 시기였다. 정말 힘들었다. 자체적으로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발악했다. 될듯 될듯 안 됐다. 하지만 서울전을 계기로 선수들이 잘 버텼다. 지난 서울전을 치르기 전까지 선수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에서 마무리했지만, 운이 좋아 올라간 것이다. 착각들 하고 있는 것 같더라. 이런 부분 이야기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막판 터진 양현준의 골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득점이다. 파울 여부를 떠나 비디오 판독(VAR)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북의 불만이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이에 최 감독은 "보는 관점의 차이다. 모든 판정은 주심에게 맡기는 것이 기본이다. 지도자 생활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했다. 저는 앞에서 상황을 봤다. 상대가 볼 때 억울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양)현준이가 의도적인 파울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최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대가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긴다. 전북은 이 위치에 있을 팀이 아니고 기회를 노리는 팀이다. 그래서 후반 갈레고나 (김)대원이에게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다. 주사 바늘이 확 찌르듯 찬스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현준이에게 기회가 왔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상대의 집중 마크에 고전했던 양현준은 이번 경기 감각적인 슈팅으로 팀을 구해냈다. 이에 최 감독은 "본인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어린 친구가 가진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가진 재능이 많은 친구다. 믿고 기회를 줬고 독려했다. 결정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지만,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많이 끌어 올렸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운이 좋았다"라는 말을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