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황태자' 나상호(27, 서울)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FC서울은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하나원큐 K리그2 2023 10라운드’에서 나상호의 멀티골이 터져 수원FC를 3-0으로 제압했다. 승점 19점의 서울이 울산(승점 22점)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수원FC(승점 12점)는 6위를 유지했다.
서울은 지난 경기서 부상을 당한 황의조가 명단에서 빠졌다. U22 공격수 김신진이 원톱으로 나섰다. 다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수원 역시 이승우, 라스, 김현 공격에서 삼총사가 모두 빠졌다.
서울은 전반 22분 한찬희의 첫 골로 쉽게 경기를 풀었다. 수원의 스리백을 나상호가 농락했다. 우측면을 지배한 나상호가 멀티골로 승부를 끝내버렸다.
후반 5분 나상호가 우측면을 돌파하는 순간 무릴로가 손으로 패스를 막았다. 나상호의 페널티킥으로 서울이 2-0으로 승기를 잡았다.
탄력 받은 나상호는 후반 7분 골대까지 강타하더니 후반 27분 왼발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우측면을 휘젓는 나상호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슈팅은 K리그 수준에서 막을 수 없었다.
이날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관전했다. 멀티골로 강렬한 인상을 심은 나상호는 단연 돋보였다. 오는 6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나상호는 해외파 못지 않은 경쟁력을 뽐냈다. "꼭 유럽에 있지 않더라도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의 철학에 딱 맞는 활약이었다.
경기 후 나상호는 "클린스만 감독님이 본 것을 떠나서 동료들이 넣으라고 슛기회를 많이 줬다. 코칭스태프나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주문을 해주셨다"며 웃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슈팅에 대한 자신감이다. 나상호는 "강원전에서 팔로세비치에게 패스를 줬다. 선수들이 왜 패스했냐고 했다. 내가 때려야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용기를 줬다. 이번 경기에서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슈팅했다"며 웃었다.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한 나상호에게 K리그는 좁아 보인다. 나상호는 "월드컵에 다녀와서 많은 도움이 됐다. 세계적 윙어들의 플레이 보면서 뺏기더라도 저돌적으로 하려 한다. 나폴리 흐비차나 손흥민 형, 브라이튼 미토마를 본다. 연습 때도 그런 드리블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 선수들의 장점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