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끝내든 우승하고 싶습니다."
'제대로 걷기도 힘들다'는 오세근(36, 안양 KGC)이 우승을 향한 열망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안양 KGC는 27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81-67로 승리했다.
이로써 KGC는 지난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챔프전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우승 확률은 41.7%(12회 중 5회)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2패를 떠안고 잠실 원정 3연전을 치러야 했던 KGC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승리다.
특히 베테랑 오세근이 21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그는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터트리며 KGC의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최고 빅맨다운 활약이었다.
경기 후 만난 오세근은 "1차전도 전체적인 경기를 놓고 보면 수비가 잘 안되진 않았다. 하지만 (김)선형이 손에서 많은 득점이 나와서 졌다. 어제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들과 얘기도 많이 나눴다. 감독님과 미팅에서도 많은 대화를 하며 준비했다. 그 덕분에 오늘 선형이와 워니를 잘 막은 게 승리 요인인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1차전과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그는 "(김)선형이와 자밀 워니 수비다. 다른 선수들에게 좀 점수를 주긴 했지만, 그 둘을 막으면 큰 타격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문)성곤이가 앞에서 잘 압박해줬고, 오마리 스펠맨도 워니를 잘 제어해줬다"라고 답했다.
이날은 스펠맨도 지난 1차전과 달리 흥분하지 않고 워니를 잘 막아냈다. 오세근은 "(스펠맨이) 워니에게 득점을 주는 걸 너무 싫어해서 2대2 수비가 잘 안됐다. 오늘은 워니를 잘 제어했다. 뒤에서 내가 최부경을 놓아주더라도 일찍 헬프를 갔던 점이 잘 맞았다"라며 "다만 공격에서 조금 더 힘을 내줘야 우리가 더 쉽게 경기할 수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겠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오세근은 "너는 슛이 안 터져도 된다"라며 문성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나도 뛴다. 내 다리를 보면 알겠지만, 경기장이 아니면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문성곤 역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같은 팀이어서. 상대 팀이었으면..."이라고 답했다.
이제 KGC는 잠실에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오세근은 "성곤이가 워낙 앞에서 잘해줘서 수훈 선수로 뽑혔다. (성곤아) 세 번만 더하자"라며 "당연히 힘들겠지만, 이 기세를 몰아가고 싶다. 우리도 SK도 힘들다. 집중력 싸움이다. 다른 전술적 부분보다는 리바운드 하나 더 잡으려고 하고 패스 하나 더 하려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잠실에서 끝내면 좋겠지만, 어디서 끝내든 우승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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