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이 생각한 대로 잘 맞아떨어졌다."
안양 KGC는 27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81-67로 승리했다.
이로써 KGC는 지난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챔프전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우승 확률은 41.7%(12회 중 5회)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2패를 떠안고 잠실 원정 3연전을 치러야 했던 KGC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승리다.
챔프전 3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KGC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도 SK에 4, 5차전을 내리 패하며 우승을 내줬고, 올 시즌 챔프전 1차전에서도 무릎 꿇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SK를 잡아내며 구단 역사상 2번째 통합우승 불씨를 살렸다.
오세근이 21점 9리바운드로 펄펄 날았고, 아반도가 18점 4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지난 1차전 부진을 씻어냈다. 변준형 역시 13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스펠맨은 13점 13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동시에 자밀 워니와 김선형을 각각 9점, 10점으로 막아내며 '몰빵 농구'를 이겨냈다.
경기 후 김상식 KGC 감독은 "준비한 게 잘 됐다. 디펜스에 집중하면서 자밀 워니와 김선형 득점을 줄이고, 앞에서부터 수비하면서 체력 소모를 유도하려 했다. 작전이 생각한 대로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 다음은 김상식 감독과 일문일답.
- 오늘은 스펠맨이 패스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
워니와 싸움이 아니라 SK와 싸움이라는 점을 많이 이야기했다. 스펠맨 본인도 수긍하면서 앞으로는 개인 욕심보다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오늘 그런 모습이 좀 나왔다. 패스와 리바운드에 많이 집중했다. 전체적으로 잘 맞았다.
- 김선형 매치업으로 문성곤을 붙였다.
효과적으로 잘 막았다. 2선에서도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3점에서 한두 개 맞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준비한 대로 잘 됐다.
(변준형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도 있었는지?) 그런 면도 있다. 또 문성곤이 워낙 수비가 좋다. 성곤이가 앞에서부터 압박을 하고, 2선에서 매치업을 바꾸는 방향으로 준비했다.
- 경기 전 기대한 대로 아반도가 흥을 냈다.
오늘 잘했다. 물론 디펜스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오펜스에서 역할을 해줬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이 올라오면 좋겠다. 앞으로 더 잘하리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꾸준히 오래 기용할 생각이다.
- 앞으로도 아반도가 안쪽에서 공을 잡을 수 있도록 지시할 생각인지?
안쪽도 마찬가지고, 외곽에서 공을 잡더라도 골밑으로 돌파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아까 잠시 뺐던 이유는 조금 급해지는 것 같아서 불러들였다. 계속 잘 이야기 나눠서 잘할 수 있게끔 해보겠다.
- 12점 차, 13점 차에서 식스맨을 많이 기용했다. 쉽지 않은 판단이었을 텐데.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었다. 수비적으로 압박을 더 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문성곤도 그렇고 주전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식스맨 선수들을 넣었고, 마무리했다.
- 워니를 한 자릿수 득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1차전에서는 스펠맨이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 오늘은 반대로 워니가 공격이 잘 안 풀리다보니까 조금 흥분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1차전과 반대였다. 오늘 잘한 부분을 짚으면서 오펜스에도 더 신경 써서 3차전도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일정 변경으로 잠실 원정 3연전을 치르게 된다. KGC에 불리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다른 스포츠처럼 농구 역시 홈에서 유리할 수 있다.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어디서 하든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자고 했다. 일정이 결정됐기에 그것밖에 없다. 6차전, 7차전은 우리 홈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SK가 주전 선수들을 모두 뺐다.
깜짝 놀랐다. 그러고 나서 11점 정도까지 쫓아와서 우리도 교체 타이밍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SK 교체를 보고 조금 미뤘다. 또 우리가 1차전을 졌기 때문에 점수 차가 더 줄어들면 상대가 주전으로 전부 바꿀 수도 있었다. 우리는 1~2분이라도 더 보려고 길게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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