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킬러' 렌즈 아반도(25, KGC)가 완벽히 돌아왔다.
안양 KGC는 27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81-67로 승리했다.
이로써 KGC는 지난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시리즈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챔프전 1차전 패배 후 2차전 승리 시 우승 확률은 41.7%(12회 중 5회)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2패를 떠안고 잠실 원정 3연전을 치러야 했던 KGC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승리다.
챔프전 3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KGC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도 SK에 4, 5차전을 내리 패하며 우승을 내줬고, 올 시즌 챔프전 1차전에서도 무릎 꿇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SK를 잡아내며 구단 역사상 2번째 통합우승 불씨를 살렸다.
경기 전 전희철 SK 감독은 "나라면 박지원을 많이 내보낼 것"이라며 KGC가 공을 원활히 돌릴 수 있도록 박지원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리라 점쳤다. 그러면서 그는 "아반도는 그런 역할을 못한다"라며 "아반도 나와라. 가둬버려야지"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희철 감독이 바라던 대로 아반도는 스타팅으로 나왔다. 하지만 전 감독의 각오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아반도는 1쿼터에만 7점 2스틸을 기록하며 KGC 공격을 이끌었다.
아반도는 이후로도 꾸준히 제 몫을 해줬다. 그는 2쿼터 막판 팀이 3분 넘게 침묵하고 있을 때 멋진 덩크슛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3쿼터 초반에는 끈질긴 수비로 공을 따내며 오마리 스펠맨의 강력한 원핸드 덩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73-65로 쫓기던 4쿼터 막판에는 중요한 미들슛을 넣으며 10점 차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아반도는 18점 4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 SK만 만나면 평균 20.4점 2.8어시스트로 펄펄 날던 아반도다운 모습이었다. 약 20분간 코트를 누비고도 4점에 그쳤던 지난 1차전과는 분명 달랐다.
김상식 KGC 감독의 믿음이 낳은 결과였다. 그는 경기 전 "김선형과 자밀 워니 디펜스보다는 우리 오펜스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 우리 농구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아반도는 선발로 나간다. 벤치에서 시작하면 위축될 수 있다. 선발로 내보내서 자기 흥을 끌어올릴 수 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아반도는 김상식 감독의 믿음대로 신나게 코트를 누비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전희철 감독의 자신감과 달리 SK는 아반도를 가둘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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