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35)과 자밀 워니(29, 이상 서울 SK)의 신바람을 막아야 한다. 설욕을 꿈꾸는 안양 KGC에 특명이 내려졌다.
안양 KGC는 27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5일 열린 1차전에서는 SK가 웃었다. SK는 원정에서 정규리그 1위 KGC를 77-69로 잡아내며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쌓아온 연승 기록을 16으로 늘렸다. 또한 첫 경기부터 승리를 따내며 역대 통계상 72%(25회 중 18회)에 달하는 우승 확률을 손에 쥐었다.
'MVP 듀오' 김선형과 워니를 막을 수 없었다. 두 선수는 각각 22점 12어시스트 6리바운드, 23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KGC를 무너뜨렸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경기 후 김상식 KGC 감독도 "선형이와 워니 수비가 잘 안됐다. 둘이 번갈아 가면서 (정신 없이) 득점하다 보니 준비한 것이 잘 안됐다"라고 둘을 말리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뽑았다.
특히 KGC는 두 선수가 자랑하는 정확도 높은 플로터에 꼼짝없이 당했다. 경기 전 '몰빵 농구'를 예고했던 승장 전희철 SK 감독도 "플로터로 하여금 상대 맥이 빠지면 우리 사기는 올라간다. 솔직히 플로터를 오늘처럼 선수들이 하면 막을 수가 없다"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KGC가 홈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김선형과 워니를 제어해야 한다. 두 선수가 마음껏 코트를 누비는 순간 승부는 정해진 것과 다름없다.
득점을 떠나 체력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선형은 지난 1차전 이후 "오늘 체력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느끼지 않았다. 플로터를 계속 시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레이업을 계속하면 체력 소모가 큰 반면 플로터는 스크린으로 체력 소모 없이 들어가기에 체력을 아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계속 플로터를 허용하면 득점은 득점대로 내주면서 체력조차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김선형은 1차전에서 개인 파울 2개, 피파울 단 1개에 그쳤다. 그는 경기 후 "나를 견제하려고 하면 바운드 패스를 하니 상대편 센터들이 헷갈리는 거 같다. 바운드 패스가 계속 들어가니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반대편 슈터 수비가 안쪽으로 들어와 킥아웃 패스도 됐다"라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만큼 KGC가 김선형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자유롭게 놔뒀다는 뜻이다. 변준형이 그를 막으려 붙어봤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교훈을 얻은 만큼, 이제는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문성곤을 붙여서라도 김선형을 더 괴롭혀야 한다.
KGC는 이날 2차전을 끝으로 잠실 원정을 떠난다. 게다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잠실학생체육관 대관 사정으로 인해 안양에서 열려야 할 5차전 역시 잠실에서 치러진다.
원정 3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KGC로서는 더욱더 이번 경기를 놓쳐선 안 된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씻어내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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