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아스날을 격파하며 프리미어리그 역전 우승 '9부 능선'을 넘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아스날과 맞대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맞대결이다. 이 경기 승점 3점을 획득한 맨시티는 아스날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73점(31경기 23승 4무 4패)을 기록, 1위 아스날(33경기 승점 75점)을 2점 차로 맹추격했다. 통계 매체 '파이브 서티 에잇'에 따르면 맨시티의 우승 확률은 이제 90%까지 뛰어올랐다. 사실상 역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홈팀 맨시티는 3-2-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엘링 홀란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잭 그릴리시-일카이 귄도안-케빈 더 브라위너-베르나르두 실바가 공격 2선에 섰다. 로드리-존 스톤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마누엘 아칸지-후벵 디아스-카일 워커가 백스리를 꾸렸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원정팀 아스날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브리엘 제주스-부카요 사카가 득점을 노렸고 그라니트 자카-토마스 파티-마르틴 외데고르가 중원을 구성했다. 올렉산드르 진첸코-가브리엘 마갈량이스-롭 홀딩-벤 화이트가 수비 라인을 세웠고 골키퍼 장갑은 아론 램스데일이 꼈다.
맨시티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7분 역습 과정에서 홀란이 공을 지켜낸 뒤 뛰어 들어가는 더 브라위너에게 연결했고, 더 브라위너가 송곳 같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로도 맨시티가 거세게 몰아쳤다. 전반 21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실바가 정확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램스데일에게 잡혔다. 전반 28분에는 홀란이 그대로 공을 몰고 박스 안까지 진입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램스데일이 결정적인 선방을 기록했다.
아스날도 기회를 엿봤다. 전반 35분 박스 앞에서 홀로 비어 있던 파티는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맨시티가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기회에서 더 브라위너가 골문 앞으로 공을 보냈고, 스톤스가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맨시티가 3-0을 만들었다. 후반 9분 외데고르의 백패스 미스를 잡아낸 홀란이 침투하는 더 브라위너에게 공을 건넸다. 공간을 확보한 더 브라위너는 기술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추가했다.
득점이 필요해진 아스날은 후반 15분 마르티넬리와 자카를 대신해 레안드로 트로사르, 조르지뉴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27분에는 외데고르를 빼고 에밀 스미스 로우까지 넣었다. 맨시티도 귄도안 대신 리야드 마레즈를 투입했다.
아스날이 한 골 따라붙었다. 후반 42분 트로사르가 박스 안으로 공을 몰고 들어갔고, 홀딩이 흐른 공을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득점을 만들었다.
홀란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어느새 묶은 머리를 풀어 헤친 그는 후반 5분 필 포든이 건네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 팀의 4번째 골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맨시티의 4-1 승리로 막을 내렸다.
홀란은 이 득점으로 리그 29경기만 뛰고도 33골을 달성하며, 프리미어리그 38경기 체제 이후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모하메드 살라(31, 리버풀)가 2017-2018시즌 세운 32골이었다.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 좋은 경기다. 집중력, 세트피스, 수비력,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 우리는 정말 잘 시작했다. 상대가 아스날임을 고려하면 환상적인 경기력이었다"라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스날은 우리보다 승점 2점 앞서 있고, 우리는 여전히 1위가 아니다. 우리 손에 있는 경기를 이겨야 한다. 집중을 잃어선 안 된다. 이제 우승은 우리 손에 있다. 우승이 우리 손에 있을 때 움켜쥐어야 한다"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더 브라위너 역시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지 안다. 너무 어렵다.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아직 7경기가 남았고, 우리는 여전히 아스날보다 승점이 적다. 사람들은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승이 확정될 때까지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 일정이 너무 바쁘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패장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은 "더 나은 팀이 경기에서 이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시작부터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제대로 경쟁하지 못했다"라며 "우리는 9년 반 동안 도전해 왔다. 한 경기를 졌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선수들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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