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강인(22, 마요르카)의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일 간의 유럽출장을 마치고 2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클린스만은 출장기간 중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 오현규 등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경기장에서 점검했다.
최근 이강인은 라리가 입성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24일 헤타페전에서 70미터 단독드리블에 이은 결승골을 넣어 라리가 진출 후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5골, 4도움을 올리고 있는 이강인에게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이강인 없는 마요르카 전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라리가 사무국 역시 한국시간에 맞춰 마요르카 경기를 배정할 정도로 ‘이강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요르카는 올 여름 적당한 제안이 있다면 이강인을 놔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스톤 빌라, 번리, 뉴캐슬, 울버햄튼 등이 이강인 영입에 관심이 크다.
스페인에서 직접 이강인을 살핀 클린스만 감독도 그의 활약에 고무돼 있다. 클린스만은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 지난 우루과이전에서도 잘했다. (소속팀에서) 골까지 넣으며 정말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어서 흥분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이강인의 프리미어리그 이적은 모험이다. 더 큰 리그에서 그의 기량이 발전할 수도 있고, 새로운 소속팀의 주전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유럽파 선수라도 소속팀에서 출전기회가 줄어든다면 대표팀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흥민 역시 2015년 분데스리가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을 때 성장통을 거쳤다.
이강인의 프리미어리그행 가능성에 대해 클린스만은 “이강인은 아주 좋은 팀에 있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는 더 좋은 팀으로 가고 싶겠지만 마요르카에 남아도 좋은 환경이기에 성장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이 새로운 클럽에서 적응기를 거치는 것보다 지금처럼 마요르카에서 에이스로 뛰는 것이 폼을 유지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 클린스만의 판단이다. 라리가 역시 프리미어리그 못지 않게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리그임은 분명하다. 이강인이 더 큰 무대로 가길 바라는 팬들의 바람과 달리 대표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분명 다를 수 있다.
실제로 클린스만은 분데스리가서 뛰는 정우영(24, 프라이부르크)에 대해 “선수들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셀틱에서 뛰는 오현규에 대해 클린스만은 “오현규가 바디랭귀지를 쓰면서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싸우며 굶주려 있었다.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현규가 어떤 환경에서 뛰는지 볼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