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 김선형(35, SK)은 하고 싶은 대로 다했다. 이래서는 KGC에 승산이 없다.
서울 SK는 25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77-69로 잡았다. SK는 27일 안양에서 이어지는 2차전을 내주더라도 잠실에서 개최되는 3-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KGC의 패인은 역시 SK 공격의 핵심 김선형 수비의 실패에 있다. 김선형도 못 막았고, 김선형에게서 파생되는 2대2 게임도 봉쇄하지 못했다. 김선형은 37분 9초를 뛰면서 야투율 67%, 3점슛 2/3의 엄청난 효율로 22점, 12어시스트, 2스틸을 뽑아냈다.
1차전 김선형의 슛차트를 보면 그가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12개의 2점슛 중 11개를 페인트존에서 쐈는데 성공률이 7/11, 63.6%였다. 플로터라는 비장의 무기로 상대를 농락했다. 롱2는 단 하나 쏴서 그대로 성공했다. 3점슛은 2/3, 66.6%다. 한마디로 약점이 없었다.
김선형은 자신보다 8살 어린 변준형의 수비를 가볍게 벗겼다. 김선형이 정상적으로 공을 잡게 하면 SK는 공격 선택지가 정말 많다. 떨어지면 3점슛 쏘고 붙으면 돌파한다. 페인트존에서 빅맨의 도움수비가 들어와도 걱정 없다. 김선형은 상대 높이에 상관없이 쏠 수 있는 플로터가 있다. KGC의 수비 로테이션이 돌면 골밑의 자밀 워니, 외곽의 허일영에게 패스하면 된다. 김선형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이유다.
김선형도 35세 노장이다. 전희철 감독은 최성원과 오재현을 동원해 변준형의 수비를 맡기고 있다. 김선형이 수비에서 변준형을 막는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반면 변준형은 공격에서 SK 전문수비수를 상대하고 수비에서 김선형을 맡아야 하는 이중부담이다. 1차전 변준형은 야투 4/13, 31%로 부진했다.
김선형은 1차전 파울이 단 2개였다. KGC가 김선형 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선형-워니 원투펀치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KGC의 승산은 제로다. 4강전에서 LG가 김선형을 효과적으로 더 잘 막았다. 김선형은 4강 1차전 6턴오버를 했고, 2차전 10점에 그쳤다.
단기전에서는 승부처 빠른 임기응변이 필수다. 김선형이 3쿼터 승부처에서 어시스트 5개를 뿌리면서 9점차로 달아날 때 김상식 감독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SK를 상대로 20.4점으로 매우 강했던 렌즈 아반도는 단 4점으로 부진했다. 아반도에 대비해 맞춤형 수비를 들고 나온 전희철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다.
2차전 KGC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올해의 수비수’ 문성곤을 김선형에게 붙여서라도 그를 잡아야 한다. 정준원, 배병준 등 활동량 많은 윙 자원들을 총동원해 김선형의 수비와 체력부담을 가중시켜야 승산이 있다. 김상식 감독이 2차전 어떤 전술변화를 가져올지 흥미롭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