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것만큼 (잘 하진) 못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제일 아쉬웠던 점은 부족한 실전 감각.”
2년 7개월 만에 코트 위로 돌아온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7, 랭킹 없음)이 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에서 1회전(32강) 탈락했다.
정현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1회전에서 조던 톰프슨(91위, 호주)에게 0-2(2-6 4-6)로 패했다.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세계랭킹이 없는 정현은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가 단식 경기에 출전한 건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탈락) 이후 처음이다.
허리 부상 재활에만 그동안 전념하면서 정현의 공식 단식 출전 기록은 약 2년 7개월 동안 없었다.
지난해 9월 정현은 ATP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에 권순우(당진시청)와 한 조로 출전하며 복귀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허리 통증을 다시 느끼면서 10월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출전을 포기한 바 있다.
이날 정현은 부상 부위 통증 없이 경기를 마친 것에 만족하는 듯했다. 서울오픈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웃으면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조금 더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조금 아쉬운 거 말고는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년 투어에서 복식을 한번 하긴 했지만 단식에 나서는 건 너무 오랜만이다. 아무리 연습 경기를 실전처럼 한다고 해도 실전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그래서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오늘 확인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대했던 것만큼 (잘 하진) 못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핑계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제일 아쉬웠던 점은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세트 초반에 너무 격차가 벌어졌다. 경기를 뜻대로 풀지 못했고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허리 부상이 괜찮아졌단 느낌을 받을 때 그는 복귀를 생각하기도 했었다. 정현은 “최근 몇 년 동안 몇 차례 복귀를 시도했지만 매번 테스트를 하고 다시 재활을 택했다”며 "일단은 지금 여기 앉아 있을 때까지 (허리가) 괜찮다. 내일 아침 일어나서도 괜찮다고 느껴지면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 전후 몸상태는 어떨까. 그는 “100% 그때랑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 몸상태에) 80~90%는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리는 ATP 광주오픈 챌린저 출전 계획에 대해선 "복귀하고 3주 연속으로 밀어붙이기엔 아직 자신이 없다. 이번 한국 대회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보너스를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떨쳐냈으면 하는 작은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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