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시즌 UCL 준결승 1차전의 악몽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지로나의 에스타디 무니시팔 데 몬틸리비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라리가 31라운드 지로나 FC와 맞대결에서 2-4로 패배했다.
이 경기 레알은 지로나의 최전방 공격수 발렌틴 카스테야노스(25, 지로나)에게만 4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카스테야노스는 전반 12분과 24분, 후반 1분, 후반 18분 레알의 골망을 흔든 뒤 후반 28분 크리스티안 스투아니와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스페인의 '거함' 레알이 한 선수에게만 4골을 실점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레알이 단 한 명에게만 4골을 내준 것은 지난 2013년이 마지막이다.
2013년 4월 25일 레알은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붙었다. 경기는 도르트문트의 안방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렸다.
당시 위르겐 크롭 감독이 이끌던 도르트문트는 16강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 8강에서 말라가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의 레알은 16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8강에서 갈라타사라이를 차례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반대 대진표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FC 바르셀로나가 맞붙었다. 수많은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결승전을 기대했다.
레알은 도르트문트전에서 최정예 라인업을 꾸렸다. 골문 앞에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페페가 섰고 중원에는 루카 모드리치, 메수트 외질, 사미 케디라가 나섰다. 공격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곤살로 이과인이 자리했다.
초호화 라인업을 꺼내 든 레알이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은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였다.
레반도프스키는 전반 8분 마리오 괴체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실수 없이 마무리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레알은 전반 42분 마츠 훔멜스의 수비 실책을 이과인이 가로채 호날두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만들어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전 레반도프스키의 발등이 불을 뿜었다. 후반 5분 마르코 로이스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2-1 스코어를 만든 레반도프스키는 이후 후반 10분, 후반 21분 연달아 득점하며 레알을 상대로 홀로 4골을 퍼부었다.
레알의 홈에서 열린 2차전, 레알은 2-0으로 승리했지만, 합산 스코어 3-4로 패배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2-2023시즌, 레알은 리그에서 카스테야노스에게 4골을 실점하며 2013년 유럽 대항전 탈락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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