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가 에이스들의 '플로터' 향연으로 챔피언 등극 확률 '72%'를 거머쥐었다.
SK는 24일 오후 7시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안양 KGC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펼쳐 77-69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잘 꿰맨 SK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챔프전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72%(25회 중 18회)에 달한다.
에이스들이 제 몫을 다했다. ‘원투펀치’ 김선형(22득점)과 자밀 워니(23득점)가 45점을 합작했다.
두 선수는 공을 높게 띄워 득점하는 기술인 ‘플로터’로 KGC 선수들을 요리했다.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플로터로 점수를 연속 허용하면 실점하는 팀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전희철 SK 감독이 승리 후 “상대팀이 얼마나 맥이 빠질까” 반복해서 말한 이유다.
김선형은 이날 플로터 감이 좋았다고 들려줬다. 그는 “(플로터 쏠 때) 더 책임감을 가졌다. 나와 워니에게 공간을 더 열어주는 작전을 썼는데 실패하면 곧바로 공격을 내주게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슛이 들어가면서 끝까지 잘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플로터 시도가 많아지면서 김선형이 어시스트하는 경우도 덩달아 많아졌다.
김선형은 "레이업은 상대 센터가 제자리에서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플로터는 앞으로 나와야 한다. 저를 견제하려고 하면 바운드 패스를 하니 상대편 센터들이 헷갈려하는 거 같다. 바운드 패스가 계속 들어가니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반대편 슈터 수비가 안쪽으로 들어와 킥아웃 패스도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인터뷰하고 있던 ‘플로터 장인’ 워니도 김선형을 칭찬했다.
워니는 “김선형의 장점이다. 림으로 붙이는 것보다 효율적이며 또 쉬운 슛일 수 있다. 그의 플로터가 발전하는 걸 봐왔다. 슛이 좋아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플로터 효과는 ‘득점’에서 그치지 않는다. 체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김선형은 “오늘 체력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느끼지 않았다. 플로터를 계속 시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레이업을 계속하면 체력 소모가 큰 반면 플로터는 스크린으로 체력 소모 없이 들어가기에 체력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2차전에서도 김선형과 워니의 ‘플로터’를 앞세워 2연승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전희철 감독은 “플로터로 하여금 상대 맥이 빠지면 우리의 사기는 올라간다”며 “솔직히 플로터를 오늘처럼 선수들이 하면 막을 수가 없다. 워니는 나와 연습할 때 10개면 10개 다 성공시킨 적도 있다. 20개를 넣은 적도 있다”며 감탄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양 팀의 2차전은 2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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