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는 역시 아직은 저물지 않은 ‘태양’이다. 아니, 오히려 시곗바늘을 거꾸로 되돌린 듯 더욱 빛나는 듯하다. ‘신계의 사나이’는 세월의 흐름을 비웃는 양 꺼지지 않는 열정을 앞세워 절정의 기량을 뽐낸다.
열락의 빛을 내뿜는 생명의 계절 4월, 메시는 다시 한번 크게 용틀임했다. ‘기록 제조기’답게 새로운 지경에 큰 걸음을 내디뎠다. 걸음걸음마다 눈부신 기록을 아로새기며 자신이 구축한 천하의 영역을 더욱 넓혀 가는 메시다.
메시, 유럽 리그 최다 득점에 이어 다시 한번 호날두 울려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은 지난 25일(이하 현지 일자) 세계 축구 기록사에 새 지평이 열렸음을 알렸다. “메시가 역대 으뜸의 새 기록을 썼다(All Time New Record For Lionel Messi)”라는 의미 있는 통계를 발표했다.
메시가 올라선 경지는 유럽 5대 리그 득점 경기 최다 기록이다. 2000년대부터 20년 가까이 ‘축구 천하’를 양분했던 맞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를 제치고 세운 신기록이라, 메시에겐 더욱 값진 결실이라 할 만하다. 그 과실은 4월에 열렸다.
메시는 4월에 치른 프랑스 리그 1 4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니스(8일·2-0 승)와 랑스(15일·3-1 승)를 상대로 잇달아 골 맛을 봤다.
이로써 메시는 지난달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던 호날두를 따돌리고 홀로 선두에 나섰다. 새로 새긴 숫자는 319(표 참조)다. 호날두에 두 걸음 차로 앞서 나갔다.
지난 3월만 하더라도, 메시와 호날두는 ‘난형난제’답게 똑같이 선두(317경기)를 내달렸다. 낭트전(3월 4일·4-2 승)에서, 메시가 선제골을 뽑아내며 호날두 쪽으로 기울었던 추를 평형으로 맞춘 바 있었다.
사실, 메시의 신기록 창출은 시기만 남겨 놓았을 뿐이었다. 지난해 말, 호날두가 유럽을 떠나 아시아로 둥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올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에서 뛰고 있어, 이 부문 기록은 317에서 멈췄다. 호날두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유럽으로 되돌아와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메시는 유럽 5대 리그 중 스페인 라리가와 프랑스 리그 1에서 활약하며 넘보기 힘든 대기록을 작성했다. 라리가의 바르셀로나(300경기)와 리그 1의 파리 생제르맹(19경기)에서 뛰며 세운 금자탑이다.
유럽 5대 리그 득점 경기 기록은 앞으로 상당 기간 깨지지 않으리라 보인다. 메시가 어느 정도까지 기록을 끌어올릴지가 관심의 대상일 뿐이지 않나 싶다. 현재 뒤를 잇는 현역 골잡이들과 워낙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 부문 10위까지에, 지금 활동 중인 선수는 메시를 비롯해 5명이 자리하고 있다. 메시와 이미 무대가 달라진 호날두를 뺀 3명 가운데 그나마 가장 근접한 골잡이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바르셀로나)다. 레반도프스키가 골을 뽑아낸 경기 수는 225다. 메시의 기록과 거의 100경기 차가 난다.
지난 8일, 메시는 니스전 선제 결승골로 유럽 리그 최다 득점(702골) 기록도 세운 바 있다. 그때도 호날두(701골)를 능가하며 새 지평을 열었다. 호날두가 떠나며, 이제 유럽 리그 각종 최다 기록은 메시의 독주만 남은 모양새가 한동안 이어질 듯싶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