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가 정말로 '반전'을 일으켰다.
SK는 24일 오후 7시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안양 KGC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펼쳐 77-69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잘 꿰맨 SK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챔프전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72%(25회 중 18회)에 달한다.
이날 SK에선 최준용의 부상 이탈 속 ‘원투펀치’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앞장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선형은 22점, 자밀 워니는 23점을 기록했다.
전반전을 43-41로 딱 한 발 앞서 마친 SK는 후반에 격차를 벌리며 승리를 따냈다.
3쿼터에서 SK는 45-45로 잠깐 동점을 내줬지만 이내 달아났다. 김선형과 허일영이 내외곽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순식간에 50-45, 다시 리드를 잡은 SK는 이후 한때 11점 차까지 간격을 벌렸다. 갈길 바빠진 KGC에선 스펠맨의 실수까지 나오면서 추격의 동력을 잠깐 잃었다. 그래도 약 30초를 남겨두고 오세근의 연속 2득점이 나오면서 어느정도 점수를 만회했다. 3쿼터는 SK가 61-54로 앞선 채 끝났다.
4쿼터에서 반전은 없었다. SK는 1~2점 차 아슬아슬한 격차 속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허일영의 3점포와 워니의 골밑 득점이 적절할 때 터지면서 리드를 지켰다. 경기는 SK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희철 감독이 원하는 과정, 결과가 이날 모두 나왔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우리가 (전력상) 열세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전력상 열세인데 어떻게든 반전 한번 만들어 보겠다. 그렇다고 해서 확 떨어지는 전력은 아니다. 5.5 대 4.5정도 되는 거 같다. 0.5 잘 채워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최준용의 부상 이탈 속 SK는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 이날 중요한 챔프전 1차전 승리를 따냈다. 에이스가 부상당해 ‘0.5’를 반드시 잘 채워야 했던 SK는 ‘반전의 승리를 따내겠단 주문’을 기어코 결과로 만들었다.
기대를 걸었던 김선형과 워니가 제 몫을 해준 데 이어 전희철 감독이 분석한 KGC의 단점도 적중했다. 그는 “KGC 단점은 개인 기량보다 팀 분위기에서 나올 수 있다. 빠르게 가라앉는 면이 있더라”라고 설명했는데, 후반전 때 SK가 경기를 여유있게 리드할 때 KGC는 ‘주포’ 스펠맨을 중심으로 팀 실수가 잦아졌다.
3쿼터 한 때 KGC를 11점 차로 따돌렸던 SK는 4쿼터 때 맹렬할 추격을 받았지만, “주변도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전희철 감독의 말을 들은 것 마냥 허일영이 중요할 때 외곽포를 쏘아올렸다. 61-59로 단 2점 차 앞서던 4쿼터 초반 허일영이 3점슛을 림 속으로 꽂아넣으며 SK에 여유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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