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정규 투어를 시작한 최은우(28, AMANO)가 투어 9년차에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최은우는 23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6,818야드)에서 막을 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3'(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70-71-66)의 성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위 고지우와 1타차 짜릿한 승부였다.
2라운드까지 선두그룹은 이소미(-7), 김수지(-6), 김민별(-4)로 형성됐으나, 23일 최종라운드가 펼쳐지자 중반 이후 양상이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선두그룹이 난조에 빠진 사이 공동 11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고지우(-1), 공동 4위로 시작한 최은우(-3)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둘의 기세는 무서웠다. 최종라운드에서 고지우가 무려 7타를, 최은우가 6타를 줄였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둘은 서로 다른 조에서 신들린 버디 사냥을 했다.
둘이 동타를 이룬 적도 있었다.
최은우가 14번홀 버디로 8언더파를 달리고 있을 때 고지우는 17, 18번 연속 버디로 최은우와 동타를 만들었다.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면 팽팽한 긴장감으로 집중력이 흔들렸을 지도 몰랐다.
다행히 조가 다른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고지우가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올릴 그 시각, 최은우도 파5 16홀에서 버디를 잡아 버렸다. 다시 최은우의 1타차 단독 선두가 됐다.
선수 다툼은 최은우의 16번홀 버디로 사실상 끝이 났다.
생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은우는 “우승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매 샷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그 덕분인지 선두를 달리고 있어도 부담이 적었다. 경기를 즐기려 했다. 오늘이 마침 아버지 생신인데, 뒷바라지에 고생이 많으신 부모님께 최고의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날아갈 듯이 기쁘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