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네빌(48)이 옳았던 것일까. 압도적 선두를 달리던 아스날이 우승 트로피에서 멀어지고 있다.
아스날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 2022-20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맞대결에서 가까스로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아스날은 승점 75점(23승 6무 3패)으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제 두 경기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0)와 격차는 5점에 불과하다. 아스날로서는 이날 승점 1점을 따냈다기보다는 승점 2점을 놓친 셈이다.
황당한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경기 시작 20여 초 만에 아론 램스데일 골키퍼가 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공을 헌납했고, 결국 카를로스 알카로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아스날은 이후로도 흔들리며 1-3까지 끌려갔고, 경기 막판 마르틴 외데고르와 부카요 사카의 연속골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1위 팀이 꼴찌 팀에 3골 이상 내준 것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우승 경쟁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계 매체 '파이브 서티 에잇'에 따르면 이제 아스날이 우승할 확률은 25%까지 떨어졌고, 맨시티가 우승할 확률은 무려 75%가 됐다. 아스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며 19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가 싶었지만, 이제는 맨시티에 우위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네빌의 예언이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그는 이전부터 몇 차례나 우승팀은 아스날이 아닌 맨시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빌은 꾸준히 "지난 몇 년간 아스날이 보여준 유일한 것은 그들이 시즌 막판에 무너진다는 사실", '나는 아스날이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볼 때까지 계속 우승을 의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여전히 아스날의 리그 우승을 확신하지 못하겠다. 못 믿는 게 정상이다. 내 마음속에선 여전히 맨시티가 우승 후보 1순위"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한 아스날 팬과 내기까지 걸었다. 네빌은 만약 아스날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챔피언'이라고 적힌 아스날 유니폼을 입겠다고 선언했다. 일종의 벌칙인 셈. 하지만 네빌이 이 옷을 입을 가능성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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