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A매치를 앞두고 '한국 축구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의 그라운드 밖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가오는 6월 16일 페루, 20일 엘살바도르와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경기 장소 및 킥오프 시간은 미정이다.
두 경기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기 때문에 해외파 전원이 소집 대상이다.
21일 기준 페루는 FIFA 랭킹 21위로 27위인 한국보다 6계단 높다. 월드컵 본선 진출 총 5회 경험이 있는 페루는 2022카타르월드컵 땐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해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호주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가장 최근 본선 진출에 성공한 대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다.
페루는 남미 대항전인 코파아메리카에선 2021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와 함께 4강에 올랐다. 브라질에 0-1로 패하며 결승행은 좌절됐다.
한국은 각급 대표팀 경기에서 페루에 한 번도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국가대표팀 간 역대 전적은 2전 1무 1패다. 1971년 원정 친선경기에서 0-4로 졌고, 2013년엔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이 0-0으로 비겼다. 연령별 대표팀은 2007년 17세 이하 팀과 2014년 15세 이하 팀이 한 차례씩 맞붙어 두 번 모두 패했다.
FIFA 랭킹 75위 북중미의 엘살바도르와 한국은 처음 맞붙는다.
엘살바도르는 월드컵 본선에는 두 번 진출했으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때가 마지막 진출이다. 최근 미국,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엘살바도르 혈통의 선수들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며 전력을 상승시키고 있다. 2021년 북중미 골드컵 8강에 오른 바 있다.
페루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에 돌입한다. 엘살바도르는 6월 24일 개막하는 2023 북중미 골드컵을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 무대로 한국을 방문한다. 최정예 멤버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말 콜롬비아-우루과이 A매치 2연전을 통해 첫 선을 보인 클린스만호는 약 3개월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선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나폴리)의 ‘은퇴 해프닝’을 비롯해 대표팀 내 불화설 등으로 부임하자마자 ‘그라운드 밖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한국 1-2 패) 이후 “당분간이 아니라..."라며 끝을 흐린 뒤 "소속팀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은퇴를 암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불어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소셜 미디어 계정 팔로우를 끊은 흔적도 발견돼 불화설 추측까지 낳았다.
논란의 중심에 서자 김민재는 은퇴는 와전된 이야기라고 직접 밝혔고, 손흥민과 소셜 미디어 계정 관계를 끊은 것에 대해선 인정하며 “오해였고,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고 고개 숙였다. 불화설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민재가 직접 나서 파벌 의혹을 잠재웠지만, 뒷맛이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3월 A매치 이후 직접 나폴리로 날아가 김민재를 만난 이유 중 하나다.
클린스만 감독의 나폴리 방문 일정을 알리면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민재와) 대화 후 감독님께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비롯해 오현규(셀틱), 손흥민을 만났고, 이재성(마인츠05), 정우영(프랑크푸르트)도 점검할 예정이다. 유럽 순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민재가 불화설을 직접 해명했지만, 일련의 상황과 말실수 등을 고려하면 6월 A매치 때 팬들의 시선은 선수단의 그라운드 안팎 응집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유럽을 돌며 대표팀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과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눈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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