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로 꼽히던 현대건설에 고민이 쌓이고 있다. ‘플랜 B’에 집중해야 할 때다.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봄배구가 열리지 못해 ‘우승’ 자리에 올라보지 못하고 문턱에서 멈춰야 했지만,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팀이었다.
2022~2023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예상대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선두를 달렸다. 개막 후 15연승을 달리며 가뿐히 선두를 지키는 듯했다. 적수가 없어 보였다.
그러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공백은 베테랑 아포짓 황연주를 비롯해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 메웠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 카드는 아쉬웠다.
잘 버티고 있었지만 주전 리베로 김연견마저 부상을 입었다. 그렇게 현대건설은 미끄러졌다. 정규리그 2위로 마치며 봄배구는 했지만 3위 한국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혔다. 현대건설의 시즌은 그렇게 끝났다.
지난 10일 V리그 시상식이 끝나고 현대건설의 전력 보강 여부에 온 관심이 쏠렸다. 여러 팀에서 FA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MVP 수상 후 “선수 생활 연장을 두고 고민 중이다. 더 하게 되면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면서 “이제 FA다. 선택권이 열려 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가 잘 적응하고 덜 힘들 수 있는 팀을 선택하겠다”고 말하면서 김연경의 현대건설행이 예상됐다.
통합 우승이 가능한 팀. FA가 된 김연경이 중원과 세터, 리베로가 좋은 현대건설에서 뛴다면 우승 가능성은 어느 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김연경을 잡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김연경의 선택은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재도전하는 것이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는 차지했지만, 현대건설을 잡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한국도로공사에 0%의 우승 확률을 내줬다.
현대건설은 아웃사이더 1순위 김연경을 붙잡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내부 FA 황민경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다. 황민경은 주장으로 팀을 이끈 아웃사이더 히터. 그런데 황민경마저 떠났다.
IBK기업은행은 18일 “황민경과 연봉 4억5000만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준수한 능력을 보유한 황민경은 2022-2023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 출전해 31.4% 성공률로 214득점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41.82%의 리시브효율과 세트 당 3.5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떠난 선수는 이제 어쩔 수 없다. 현대건설은 나머지 내부 FA 단속에 집중한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시영, 리베로 김연견은 잡았다. 해외에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는 구두로 협의가 된 상황. 이제 보상 선수를 신중하게 뽑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오는 21일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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