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서는 '역대급 먹튀' 소리를 들었지만 나폴리에서는 이제 중심으로 떠올랐다. 탕귀 은돔벨레(27) 이야기다.
나폴리는 오는 19일(한국시간) 오전 4시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갖는다.
나폴리는 지난 13일 0-1로 패한 AC 밀란과 8강 1차전에서 문제가 생겼다. 패배도 패배지만 김민재가 옐로카드, 잠보 앙귀사가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동시에 2명을 잃었다.
반드시 승리를 해야 4강을 바라 볼 수 있지만 정작 나폴리는 밀란의 강력한 공격에 맞대응할 수비의 핵을 잃었다.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인 앙귀사의 부재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상으로 빠져 있던 최전방 공격수 빅터 오시멘의 복귀다. 오시멘은 지난 15일 엘라스 베로나와 경기에 교체 투입되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일단 김민재의 빈자리를 주앙 제수스로 메울 예정이다. 제수스는 김민재의 백업으로 활약했고 부상으로 빠졌던 아미르 라흐마니를 대체해 김민재와 호흡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브라질 출신의 제수스는 지난 2012년 인터 밀란에서부터 지금까지 세리에 A에서 뛴 만큼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 스스로도 "김민재는 훌륭한 선수지만 나 역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12년 동안 세리에 A에서 뛰었다. 이 경기보다 더 어려운 경기들도 경험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현지 전문가들도 김민재의 부재를 제수스가 어느 정도 메워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문제는 앙귀사의 빈자리. 앙귀사는 김민재 못지 않게 스팔레티 체제에서 중요한 자원이었다. 팀내 출전시간이 골키퍼 알렉스 메렛, 지오바니 디 로렌조, 김민재,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에 이어 5위다.
스팔레티 감독은 은돔벨레를 앙귀사 자리에 투입할 예정이다. 은돔벨레는 나폴리에서 주전은 아니지만 미드필드에 공백이 생길 경우 훌륭한 백업이 됐다. 교체 멤버로 들어가 제법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은돔벨레는 토트넘의 역대급 먹튀로 취급받았다. 토트넘은 2019년 클럽 역사상 최고액인 55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은돔벨레를 영입했다. 계약기간도 6년. 그만큼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은돔벨레는 들쑥날쑥한 경기력과 나태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기술적으로 뛰어났지만 활동량이 떨어졌다. 공격은 물론 수비 가담까지 더뎌 곧바로 계륵신세로 전락했다.
토트넘은 은돔벨레를 팔기 위해 노력했으나 너무 비싼 몸값을 감당할 클럽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친정팀인 리옹에 이어 나폴리로 임대를 보내야 했다. 그나마 스팔레티 감독의 조율 속에 나폴리에서 조금씩 백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은돔벨레가 나폴리에서 선발로 출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은돔벨레는 이번 시즌 총 9차례 선발로 나서는 데 그쳤다. 로테이션이 필요한 경기 등 부담이 없는 경기 위주로 나섰다.
현지에서도 은돔벨레가 수비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하고 있다. 다만 골이 필요한 나폴리인 만큼 오시멘을 중심으로 한 최전방에 지원 사격을 훌륭하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은돔벨레는 이번 시즌 후 토트넘을 떠나 나폴리로 완전 이적을 꿈꾸고 있다. 과연 이번 기회를 통해 '먹튀'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