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았던 빅버드의 함성, 날씨는 여전히 '흐림'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4.16 08: 40

수원삼성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수원삼성은 15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바사니의 선제골로 일찍이 기세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22분 제주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것. 여기에 더해 제주는 후반 4분 헤이스의 역전 골이 터졌고 여기에 페널티 킥 실점까지 내주면서 무너졌다.

이 경기 직전까지 수원에는 비가 내렸다. 4월 중순이었지만, 해가 뜨지 않아 쌀쌀했다. 각각 리그 최하위(12위), 10위를 기록 중인 양 팀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은 날씨였다.
경기를 앞두고 이병근 수원삼성 감독은 "정말 힘들 땐 팬들의 응원과 함성이 선수단을 깨울 수 있는 좋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팬들의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수원 팬들은 제주전에 응원을 재개했다. 응원석에서 깃발을 펄럭이며 구단 응원가를 '열창'했고 이 응원가는 하프타임에도 계속됐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할 땐 '할 수 있다! 수원!'이라고 외치면서 더욱 목청 높였다.
뜨거워지는 열기와 함께 날도 갰다. 하프타임을 마칠때 즈음 경기장엔 햇빛이 경기장 구석을 비췄고 후반전 중반에 접어들자 구름은 어느 정도 걷혔고 더 햇빛은 밝아졌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구름이 완전히 걷히지 않았듯이 팬들의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걸개를 거꾸로 걸어 불만을 표했고 경기가 2-3 역전패로 마무리되자 감독과 구단을 향한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선수들이 나약해진다든지 기가 죽는다든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수원삼성이 기나긴 부진을 털어내고 '해'를 볼 수 있을 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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