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을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둔 후, 구자철(34, 제주)이 취재진을 향해 다가왔다. 미소를 띤 그는 "제가 필요하신가요?"라고 물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15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수원삼성과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제주는 지난 강원FC와 치른 리그 6라운드에 이어 2연승 행진을 달리게 됐다. 승점 8점(2승 2무 3패)으로 6위에 올랐다.
강원FC, 창원시청(FA컵), 수원삼성전까지 어려운 원정 3연전이 예상됐던 제주지만,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지옥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유독 눈을 반짝이며 인터뷰에 응한 구자철은 "제가 필요하신가요?"라는 가벼운 농담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구자철은 "시즌 초반 제주답지 않게 어려움을 오래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임한 것이 3연전을 잘 마무리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구자철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춘천에 갔다가 창원을 들러 수원에 왔다. 매 이틀마다 경기했다. 부상 선수도 많았다.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라고 이제서야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경기 끝나고 헤이스가 이야기했다. "경기 전부터 좋은 결과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로 선수단 내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선수들 간에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됐다"라며 상승세를 탄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오규 선수가 경기 전 저희 단체 톡방에 영상 하나를 올렸다"라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떠한 핑계도 필요 없다는 내용이었다. 체력적으로 '좋다, 안 좋다' 생각할 겨를 없이 경기했다. 다 끝난 지금은 많이 힘들다"라고 답했다.
수원삼성전 승리로 리그 2연승에 성공한 제주다. 승점도 6점을 추가했고 순위 역시 6위로 끌어 올렸다. 구자철은 "감독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이 온 시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셨다. 이런 부분을 선수들이 화답할 차례가 온 것이다. 선수들이 많이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구자철은 "이제 시즌 초반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가야 할 길이 멀다. 선수들이 꿀맛 같은 2~3일의 휴가를 받겠지만, 다시 돌아와서 전북전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마냥 안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3연전 전에 승점 6점짜리 경기 2개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승점이 6점일까 12점일까' 생각했다. 저는 6점을 얻어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정말 6점을 얻었다. 가야 할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이어 "홈에서도 첫 승을 올려야 한다는 또 다른 동기부여, 목표가 있다. 늘 선수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제주도의 유일한 프로 스포츠 구단이 제주 유나이티드다. 늘 제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원정을 떠난다"라며 "이제 홈으로 돌아가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휴가 일정을 묻는 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잘 회복해 다시 경기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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