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이 아니라 오뚝이다. 절대 안 쓰러진다."
고양 캐롯점퍼스는 15일 오후 2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4강 2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89-75로 승리했다.
이로써 캐롯은 1승 1패를 만들며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김승기 감독은 1차전에서 빠르게 주축 선수들을 불러들이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2차전 승리로 돌아왔다.
캐롯은 지난 경기 43-99로 패하며 프로농구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56점 차),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 등 굴욕을 맛봤지만, 이날 승리로 깨끗이 씻어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말이 필요 없다. 대단한 경기를 잡아냈다. 캐롯이 아니라 오뚝이다. 죽을 것 같은데 다시 살아나고, 죽을 것 같은데 다시 살아난다. 절대 안 쓰러진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시작부터 아주 완벽한 디펜스가 된 것 같다. 초반에 슛을 맞아서 당황했는데 동요하지 않고 계속 우리가 하던 수비를 펼쳤다. 그래서 상대가 너무 당황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현이 무려 32점을 몰아넣으며 가드 싸움에서 KGC 변준형을 압도했다.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이) MVP 아닌가 싶다. 인삼 먹고 뛴 팀이랑 라면 먹고 뛴 팀이랑 이렇게 차이가 난다. 나랑 같이 있어서 그렇게 성장한 것 같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승기 감독은 "농담이고 전투력이 좋아졌다. (변)준형이도 농구는 잘했지만, 전투력이 없었다. 그런데 전투력이 생기면서 MVP가 됐다. 많이 가르쳐주지 않았다. 투지, 승부욕, 마음가짐 정도만 심어줬을 뿐"이라며 "여러 힘든 일을 버텨내고 올라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전혀 터치하지 않는다. 정현이도 내년 정도면 그 정도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식스맨 김진유와 한호빈도 헌신적인 수비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승기 감독은 "게임 중간에 눈물이 나더라. 어떻게 저렇게 몸을 안 사리나 싶었다. 이제는 혼내면 안 된다. 다독여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이제부터는 즐겨라, 져도 박수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꼭 고양 팬들 앞에서 엄청난 흥행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오늘도 관중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줘서 너무 좋았다. 다음 경기에도 팬분들이 많이 와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KGC는 다시 한번 오세근을 아꼈다. 1차전서 10분도 안 뛰었던 그는 이날도 19분 38초만 소화했다. 김승기 감독은 "고맙게 생각한다. 그렇게 좋은데 왜 뺐는지 모르겠다"라며 "그런데 3쿼터에 우리가 공을 많이 뺏었다. 그러다 보니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컨디션이 좋더라. 던지면 다 들어가는데 빼더라. 다음 경기 준비하는구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상식 KGC 감독은 "(오세근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교체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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