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희(35, LG)의 자신감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서울 SK는 14일 창원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창원 LG를 73-68로 잡았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서 1차전을 잡은 팀의 78%가 결승에 갔다. SK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올 시즌 이관희는 SK만 만나면 유독 펄펄 날았다. 이관희의 평균득점이 11.3점이지만 SK만 만나면 17점을 넣었다. 비결을 묻자 이관희는 “SK 수비는 나에게 한 명의 마네킹”이라고 도발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관희의 마네킹 인터뷰를 봤다. 선수들끼리 도발해주면 나는 더 좋다. 오늘 최성원, 최원혁, 오재현 우리 마네킹 1-3이 잘해줘야 한다”면서 껄껄 웃었다. 수비전문인 세 선수가 이관희를 잘 막고 공격까지 터져주면 필승한다는 의미였다.
두 팀이 주로 3가드를 쓰면서 이관희는 최성원과 자주 붙었다. 이날 이관희는 6점으로 부진했다. 속공에서 레이업슛이 나왔지만 3점슛은 3개 쏴서 모두 불발됐다. 이관희는 4쿼터 중반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뒤늦게 터졌지만 추가 자유투를 놓쳤다. 이관희는 야투율 27%로 저조했다.
SK 선수들은 이관희를 상대로 득점할 때마다 세리머니를 하면서 도발을 되갚았다. 최성원은 8점, 5어시스트, 2스틸로 공수에서 이관희를 넘었다. 특히 최성원은 4쿼터 초반 63-53으로 달아나는 3점슛을 꽂은 뒤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선형이 6턴오버로 부진한 사이 최성원이 SK의 중심을 잡았다.
결국 이관희의 넘치는 자신감은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허세’가 됐다. 1차전 패배로 LG는 16일 창원에서 이어지는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관희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