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매직’이 더 이상 안양에서 통하지 않았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3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고양 캐롯 점퍼스를 99-43으로 대파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KGC는 15일 안양에서 2차전을 이어간다.
KGC에 2017년과 2021년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긴 명장 김승기 감독이 캐롯 수장으로 안양에 돌아와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에이스 전성현과 함께 친정팀 안양을 상대했다. 전성현은 이명증으로 정상이 아닌 상태였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멤버상 우리가 절대 이길 수 없다. 전성현이 풀타임은 어렵다. 상황에 따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캐롯은 예상보다 더 무기력했다. 현대모비스와 6강 5차전까지 치르고 불과 이틀을 쉰 여파가 컸다. 시작부터 4-19로 크게 밀린 캐롯은 결국 한 번도 역전하지 못하고 크게 졌다. KGC 후보선수들까지 캐롯을 압도했다.
에이스 전성현이 이명증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정현까지 1쿼터 중반 왼팔을 다쳐 교체됐다. 다행히 이정현은 코트에 돌아왔지만 4점에 그쳤다. 설상가상 주장 김강선까지 경기 중 다리를 다쳐 쓰러졌다.
이날 KGC의 56점차 승리는 프로농구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차 신기록이었다. 캐롯이 기록한 43점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소점이다. 김승기 감독이 친정팀을 만나 제자들에게 굴욕을 당한 셈이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불명예) 기록을 의식해 (주전)선수들을 더 뛰게 할 수 없었다.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2차전은 전성현이 선발로 나간다”고 예고했다.
캐롯 전력의 절반 이상인 이정현과 전성현은 이날 단 15점 합작으로 주춤했다. 에이스의 부진에 부상과 체력소모까지 겹친 캐롯은 조기에 시리즈를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김승기 매직’이 4강에서 이대로 끝날 것인가.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