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38)가 남자부 MVP로 뽑혔다. 그런데 그는 MVP 수상 소감 중에도 다음 목표를 떠올렸다.
한선수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한선수의 안정적인 볼 전달, 경기 운영으로 대한항공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링컨과 정지석 등 쌍포를 조율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그는 “우선 우승을 해서 기뻤다. 그리고 MVP를 받게 됐다. 선수 대표로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최고령이며 세터 최초 MVP가 됐다. 이 부분에 대해 한선수는 “젊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정이 있고, 그 과정 속에 성공이 있다. 끝까지 두들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85년생인 그에게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아직 더 잘 뛸 수 있는 자신감이 있지만, 끝이 보이는 만큼 한 가지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고 있다.
그는 “계속 최초(최고령, 세터 최초 MVP)를 쓰고 있는데, 팀이 최초가 됐으면 한다. 4연속 통합우승을 이루고 싶다. 4연속 통합우승도 최초 기록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거듭 개인 수상보다 팀 우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리그에 좋은 세터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태극 마크’도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내가 필요하다면, 내 몸이 허락하면 나가겠다. 그런데 내가 도움이 되지 않으면 나와야 할 것이다. 도움이 된다면 그만큼 영광스러운 것도 없겠지만 지금 무릎 상태가 좋지는 않다”고 했다. “언제든 돕고 싶다”고 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한선수는 후배 세터들을 위해 조언도 남겼다. 그는 “잘 안될 때가 있고 잘 될 때가 있다.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세터 임무가 중요하다. 공을 거쳐가야 하는 중간에 있다. 세터는 안 좋은 리시브도 똑같이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좋은 공은 누구나 다 잘 전달할 수 있다. 리시브가 안 좋아도 잘 던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시즌에 나는 그게 잘 된 듯하다”며 MVP 수상 비결을 스스로 찾았다. 후배들이 귀담아 들을 만한 얘기다.
그는 “나만의 배구, 나만의 토스를 생각한다”고 했다. 후배 세터 중 눈여겨 본 선수가 있는지, 라이벌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항상 라이벌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에도 그는 4연속 통합 우승만 바라보고 자신의 길을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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