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잘했다. 내가 부족했다. "
대행 꼬리표를 떼고 처음으로 지휘봉을 붙잡고 올라간 첫 결승 결과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배성웅 T1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한 달 뒤 돌아오는 MSI에서 달라진 모습을 다짐했다.
T1 9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 LCK 스프링’ 결승전 젠지와 경기서 0-2로 몰린 3세트를 잡아냈지만, 유리하게 풀어가던 4세트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결국 1-3으로 패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T1은 정규시즌을 17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마감한 뒤 선수 전원이 올 퍼스트팀에 선정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최후의 승부인 결승전서 젠지에 무너지면서 결국 '봄의 제왕' 타이틀에서 물러나야 했다.
배성웅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잘 했지만, 내가 부족했다. 준비를 상대보다 덜 준비했던 점이 '제일 크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고 경기 소감을 전하면서 "하루 전 젠지가 경기장에 와서 적응을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점은 상대가 더 잘 준비했다는 것이다.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상대가 지난 경기 패배를 밑거름 삼아 훨씬 발전해 왔지만 그 점을 간과한게 문제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지난해 MSI 부터 LCK 서머, 2022 롤드컵까지 세 번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던 T1은 이번 대회까지 준우승을 하면서 네 차례 연속 준우승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남겼다. 이에 대해 배 감독은 "스프링 우승 이후 계속 준우승을 하고 있다. 지금 큰 경기에 있어 조금 더 우리가 어떤 게 필요할지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겠다. 조금 더 침착하고 여유있게 게임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대처를 일찍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고 답했다.
배성웅 감독은 "많은 팬 분들이 우리 팀을 강팀이고,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벌써 네 번째 실망을 시켜드려 죄송하다. 당장 한 달 뒤에 MSI가 있다. 최대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 숙여 팬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