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의 정석’ 이예원(20, KB금융그룹)이 마침내 우승에도 성공했다. 전년도 압도적 신인왕인 이예원이 우승을 해 내고, 못 해내고는 골프팬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단지 언제 따내느냐가 따질 거리였다.
이예원은 9일 2023시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의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리더보드의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예원은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370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65-70-74-73)로 우승을 차지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예원의 압도적 경기력은 3라운드인 8일 경기에서 이미 입증을 해 버렸다. 강풍이 몰아치는 최악의 환경에서 무너지지 않고, 1, 2라운드에서 벌어 둔 성적을 잘 지켜냈기 때문이다. 3라운드에서 이예원은 2타를 잃었지만, 매우 선방한 축에 속했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이예원은 중간합계 7언더파를 달렸지만 공동 2위 박지영 전예성은 1언더파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경기력의 배경을 이예원은 “동계 훈련에서 열심히 했던 걸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작년에 부족함을 느껴 전지훈련에서 전보다 더 연습하고 노력도 많이 했다. 같은 팀의 친구, 언니들과 같이 연습하다 보니 외롭거나 힘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 경쟁에서 2위 고지우를 673포인트라는 압도적인 점수차로 왕(3001포인트)에 오른 이예원이었지만 우승은 없었던 분을 풀기 위해 동계훈련에서 굵은 땀을 흘렸다고 했다.
사실, 작년 시즌 성적도 대단했다. 2위 세 번, 3위 세 번, 4위 한 번, 5위를 네 번 했던 이예원이다. 딱 우승만 빼고 다 해봤다.
이예원은 9일의 최종라운드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을 펼쳤다. 박지영과 전예성이 중간중간 추격의 고삐를 당겨 봤지만 쉽게 좁혀질 타수차는 아니었다. 변수는 이예원 자신에게 있었다.
위기가 있었다. 파4인 7, 10, 13번홀에서 모두 보기를 했다. 그 사이 버디도 없었다. 보기를 하는 퍼트 거리가 더 안 좋았다. 7번홀 2.2미터, 10번홀 1.9미터, 13번홀 1.3미터에서 파를 놓쳤다.
신예라면 딱 무너지기 좋은 흐름이다. 그러나 이예원은 전년도 신인왕에다 동계훈련까지 착실히 한 주인공이다.
파3 14번 홀에서 1.2미터 버디 퍼트를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 이 버디로 이예원의 생애 첫 우승은 사실상 완성됐다.
우승 확정 후 이예원은 대회를 중계한 SBS 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날씨가 좋다고 해서 타수를 많이 줄이고 싶었는데, 중반에 퍼팅 미스가 생겨 어려움이 있었다. 13번홀까지는 안전하게만 플레이 하려고 한 게 제대로 안 풀리는 원인이 됐던 것 같다. 14번홀에서 공격적으로 마음을 바꿔 공을 붙이면서 걱정이 좀 풀렸다. 작년에 첫 우승을 못한 아쉬움이 커 상반기에 기회가 되면 우승을 꼭 하고 싶었는데 국내 개막전에서 하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박지영과 전예성은 3언더파 공동 2위로 좋은 출발을 했다.
한편, 지난 시즌 30개 대회, 283억 원의 규모로 열렸던 KLPGA 투어는 2023시즌에는 32개 대회, 총상금 314억 원 규모로 열린다.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정규투어 시즌 총상금 300억 원을 돌파해 역대 최다 상금액을 경신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