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배구여제-클러치박, 손 맞잡고 짧지만 뜨거운 포옹[지형준의 Behind]
OSEN 지형준 기자
발행 2023.04.07 08: 55

희비가 엇갈렸다.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진 ‘배구여제’ 흥국생명 김연경과 ‘클러치 박’ 도로공사 박정아.
둘은 양 팀의 대표 선수로 챔프전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한국도로공사가 기적의 업셋을 이뤄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리그 3위의 반란이었다.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서 현대건설을 물리친 한국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올랐다. 1, 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차전부터 기적의 3연승 업셋을 이뤄내며 2017-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 2차전을 연달아 패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건 역대 최초 사례다.반면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시리즈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코앞에 뒀지만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통합우승이 좌절됐다.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은 쌍둥이 파문에 신음했던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도로공사 박정아와 손을 잡고 우승을 축하해 주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마지막에 웃는 자는 박정아였다.
1, 2차전을 연달아 패한 도로공사는 3연승 업셋으로 2017-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은 누가 이겨도 이야깃거리 가득한 경기였다.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이지만 대관식을 눈앞에 두고 3,4차전 내리 내주며 승부를 5차전까지 이어갔다.
도로공사는 0%의 기적을 꿈꿨다.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패 뒤 우승을 차지한 전례는 없었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해냈다.
5차전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 박정아의 챔피언십 포인트로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로공사 선수들은 한데 모여 우승을 만끽했고, 흥국생명 선수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짧지만 진한 포옹 나누는 김연경과 박정아. 2023.04.06 /jpnews@osen.co.kr
김연경 "도로공사 우승 축하해"
곧이어 이어진 시상식.
도로공사 선수들 사이로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며 무대에 오른 흥국생명.
이때 김연경과 박정아가 손을 맞잡고 짧지만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모든 게 설명되는 절친한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며.
이렇게 ‘배구 여제’, ‘클러치 박’의 뜨거웠던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은 마무리됐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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