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인→친정에 비수→챔프전 MVP…“정말 충격적, 이 순간을 즐기겠다” [오!쎈 인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4.07 00: 02

한국도로공사 외국인선수 캣벨이 대체 외국인선수 성공 신화를 제대로 썼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의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서 현대건설을 물리친 한국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올랐다. 1, 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차전부터 기적의 3연승 업셋을 이뤄내며 2017-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 2차전을 연달아 패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건 역대 최초 사례다.

도로공사 캣벨이 MVP를 수상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챔피언결정전 MVP는 캣벨에게 돌아갔다. 캣벨은 이날 팀 최다인 32점(공격성공률 45.45%)을 올리며 미라클 도로공사의 업셋을 이끌었다. 지난 1차전에서 20점으로 몸을 푼 캣벨은 2차전 9점에 그쳤지만 3차전 21점에 이어 4차전에서도 30점 맹활약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캣벨은 기자단 투표 가운데 17표를 얻으며 나란히 7표를 획득한 박정아, 배유나를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캣벨은 경기 후 “이 순간이 너무 놀랍고 믿기지 않는다. 내가 이 팀에 온 뒤로 다 같이 열심히 했는데 결과를 이뤄내 기쁘다”라며 “너무 충격적이라 하나도 실감나지 않는다. 내일 돼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떠난 뒤로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집 도착했을 때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회복에 전념했고, 한국에 다시 돌아와 MVP를 타게 돼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도로공사 캣벨이 2세트를 따내며 응원단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캣벨은 지난 4차전 승리 후 “유니폼을 다 찢어버릴 것 같다.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며 기뻐할 것”이라고 우승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공약을 실천하지 않은 그는 “원래 언더 셔츠를 따로 입는데 오늘은 그걸 안 입었다. 많은 분들이 내 누드를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찢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캣벨은 지난 1월 4일 카타리나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15-2016시즌 GS칼텍스, 2021-2022시즌 흥국생명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V리그 3번째 시즌 만에 마침내 왕좌에 올랐다. 
친정에 비수를 꽂은 캣벨은 “그냥 너무 기쁘다. 내가 돌아온 뒤로 흥국생명 상대 경기가 잘 안 풀렸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라며 “순간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을 기억에 남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한 생각은 7일부터 고민할 계획이다. 캣벨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내가 원래 밝은 성격인데 요즘 경기에 몰두하면서 너무 지쳐있다. 쉬고 내일부터 생각해보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캣벨은 챔프전 MVP 부상으로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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